사랑은 사랑, 인생은 인생 - 가사로 읽는 한대수의 음악과 삶
한대수 글.사진 / 북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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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한대수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 하지만 한 번도 이 가수를 깊이 있게 생각한 적이 없다. 60년대 한국 대중음악에 혜성같이 등장하여 핵폭탄 같은 충격을 남겨주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지만 그에 대한 나의 지식은 딱 그 정도였다. 물론 그의 노래 중 히트한 곡들은 나도 알고 있는 것이 몇 있다. 솔직히 말해서 그의 노래인지는 몰랐다. ‘물 좀 주소!’ 나 ‘행복의 나라’ 같은 경우는 낯익은 제목이지만 다른 노래는 기억조차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앨범을 찾아서 한 번 들어봐야겠다는 것이다. 그의 적지 않은 앨범을 생각하면 모두 듣는 것은 무리일 테지만 가사에 달린 그의 글을 보면 순간적으로 호기심이 왕성해진다.

 

이 책의 구성은 간단하다. 자신이 낸 앨범의 가사를 다 적고, 가끔 그 노래를 왜?,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노래들의 주석을 달아놓았다. 그리고 앨범 사진과 그가 찍은 사진과 그가 찍힌 사진들을 그 사이사이에 집어넣었다. 노랫말은 한글도 있지만 영어로 된 것도 많다. 불편하게 해석도 되어 있지 않다. 시대순으로 나오다 보니 그의 변화를 알기 쉽다. 이 변화 때문인지 그는 이 책을 자신의 자서전으로 생각한다. 세부적인 이야기가 많이 생략되어 있지만 음악가로서의 삶과 개인으로서의 삶이 상당히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굉장히 솔직하다. 어느 순간은 그 솔직함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사랑과 인생에 대한 그의 자유로움이 그대로 느껴져 부러웠다.

 

그의 가사는 그 시대를 대변하는 부분이 많다. 그의 삶과 연관된 것도 적지 않다. 이런 것들이 바로 자서전이란 표현으로 이어진 것 같다. 그의 주석은 그 시대의 풍경과 그의 삶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낯익고 반가운 음악가들의 이름이 같이 등장한다. 대중음악의 주류에서 이제 그들을 만나기 힘들지만 한때 그들은 아주 영향력이 컸고 대단한 음악가였다. 그 중 한 명은 이제 예능으로 더 알려졌지만 그의 앨범에 참여한 음악가는 내 나이 또래라면 놀랄만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도 내가 한대수를 잘 모른다는 것은 나의 음악세계가 좁았고 편식이 심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래서 더 그의 음악을 듣고 싶은지도 모른다.

 

이 책에 실린 가사들을 보면 과연 이것이 노랫말인가 하고 놀랄 때가 많다. 길이나 내용이 보통 대중음악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지 않은 분량과 많은 사진을 보고 단숨에 읽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을 했는데 이것은 착각이었다. 작곡이 사라진 가사만 남은 음악을 어떤 리듬으로 읽어야할지 잘 모르겠고 낯선 노랫말들이 쉽게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주석은 흥미롭고 재밌고 빠르게 읽혔다. 덕분에 이해하게 된 가사도 적지 않다. 연주음악에 주석이 달린 경우는 호기심이 더 강해지는데 이 노래 음원을 같이 제공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물론 이럴 경우 그 많은 음원에 대한 가격으로 책값이 너무 비싸지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지만.

 

이 책의 재미난 점 중 하나는 바로 각 앨범의 표지를 실은 것이다. 그 표지들의 파격적인 모습은 사실 조금 충격적이다. 요즘은 앨범 자켓이 옛날처럼 그렇게 중요하지 않지만 한때는 LP판 표지가 중요했다. 레코드판을 끄집어낼 때마다 그것을 봐야했고 광고 사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의 파격적인 시도 중 하나가 아내인 옥산나의 누드 사진을 실으려고 한 것인데 표지와 원본이 책 속에 같이 실려 있다. 원본대로 실기는 내가 봐도 무리다. 그리고 그 사진을 어떻게 찍게 되었는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솔직하게 알려준다. 두 번에 걸친 그의 결혼생활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하지만 그의 주장이고, 상대방의 의견은 사실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솔직함을 생각하면 더 사실로 다가온다. 한 음악가의 노래를 통해 그 시대와 그의 삶을 살짝 들여다보는 작업은 흥미롭다. 그 인물이 평범한 길을 걸어오지 않았다면 더욱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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