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만난 길 위의 철학자들
가시와다 데쓰오 지음, 최윤영 옮김 / 한언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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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Meet The World Backpackers'다. 저자가 인도 여행 중에 만난 배낭여행자들과의 대화를 자신의 직업과 연결시킨 사진으로 풀어낸 책이다. 보통의 여행 에세이가 풍경 사진을 넣고, 그 속에 자신의 감성을 표현했다면 이 책은 거의 대부분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인물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많은 사진과 적은 글들은 읽는 속도를 올려주고, 그가 하고자 하는 바나 느낀 점을 명확하게 드러나게 한다. 자극적이거나 재미있는 내용을 채우려고 하지 않고 그가 인도의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배낭여행자들의 생각을 나열한다. 이 나열 속에서 그들이 가진 삶의 철학이 흘러나온다. 단순히 언어 수사일 수도 있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들이다.

 

스물네 살. 저자는 포토그래퍼로 일하다 배낭을 짊어지고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 한때 배낭여행의 환상을 한참 키울 때 그곳을 여행하는 것은 나의 꿈이었다. 시간이 많은 직원에게 추천할 정도로. 하지만 이제는 그 힘겨움을 이야기 듣고 주춤하고 있다. 불편함과 싸울 열의가 사라진 것이다. 배낭여행을 한다고 해도 태국이나 다른 동남아처럼 편안한 곳에서 하고 싶다. 실제 배낭을 싸고 떠나면 또 어떻게 마음이 변할지 모르지만 이 인도에서 힘겨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점점 갈 마음이 사라진다. 깔끔한 성격도 아닌데 말이다. 수많은 삐끼들과 싸우고, 거리의 더러움과 같이 뒹굴거릴 마음이 없다. 어쩌면 이런 편안함에 안주하려는 마음과 싸우기 위해 인도 배낭여행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배낭여행자가 가시와다에게 해주는 말들은 그들이 살면서 여행하면서 느낌 점을 요약해서 잘 알려준다. 그 대화를 통해 저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한다. 그가 살아온 삶은 그렇게 나이가 많지 않음에도 우리가 늘 경험하고 있는 일상 그대로다. 하고 싶은 하는 것보다 해야만 하는 것이 더 많은 일상들 말이다. 이 둘의 균형을 잘 맞추면 최고 좋은 일이 되겠지만 현실은 늘 해야만 하는 것이 더 많다. 아니 더 많이 요구한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그것을 끊고 나가려면 미래와 불안을 말하면서 말린다. 어쩌면 불안한 것은 말리는 사람들일지 모른다. 그래서 자신들의 삶을 누리면서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들의 말은 여유와 자유와 확신으로 가득하다.

 

수많은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구걸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저자가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말할 때 딘은 “우리는 우리들 마음대로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뿐이야. 인도인은 모두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고!”라고 말한다. 이 대화를 읽을 때 내가 얼마나 나의 기준에서 사람들을 평가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쉽게 고쳐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을 내가 누리는 것을 기준으로 삼을 때, 누리지 못하는 것만을 생각할 때 이 간극은 더 벌어지게 된다. 여기에는 또 문화적 경제적 우월감이 작용하고 있다. 실제 더 행복한 것은 그들일 수도 있는데.

 

여행 일정을 보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다. 누구처럼 1년 동안 다니는 여행이 아니다. 하지만 패키지 여행처럼 며칠만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는 것도 아니다. 들어갔다가 나오는 일자를 정해놓고 인도를 돌아다녔다. 하나의 목적을 분명히 가지고 갔다 온 여행이기도 하다. 그것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책에 부록처럼 나오는 설문지 내용이다. 각 여행지의 게스트하우스나 식당에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고 그들의 철학을 들은 것을 적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국적도 성별도 나이도 다양하다. 이 다양함은 그가 이전 인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다녀온 호주 어학연수가 일정 부분 도움을 주었다. 설문지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준비도 상당히 잘 하는 편인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는 이 여행과 만남을 통해 “인생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발로 걸어가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 내 인생에 나만의 이야기는 얼마나 만들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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