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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순간 페루 - 그곳에서 만난 잉카의 숨결 ㅣ 지금 이 순간 시리즈 3
한동엽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1월
평점 :
얼마 전 방송한 <꽃보다 청춘> 때문에 페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냥 남미의 한 나라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던 그곳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 영향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이나 새로운 장소 등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느 부분에서는 나의 의도와 맞아떨어졌지만 전체적인 부분에서는 그렇게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기존에 다른 방송이나 팟캐스트 등으로 얻은 정보보다 더 나아가는 부분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꽃보다 청춘>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신선함도 조금 떨어졌다.
방송의 영향이 아직도 조금 남아 있는 나에게 이 책에 보여준 몇몇 장소와 행동은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겹쳐질 수밖에 없다. 그가 알려준 몇 가지 팁은 실제 방송에서 확인한 것이고, 어떤 부분에서는 책이 보여줄 수 없는 부분을 방송이 더 정확하고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편집과 영상의 차이가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장점은 분명히 있다. 방송이 보여줄 수 없는 더 낮은 곳의 삶이나 실제 여행자들의 감상이다. 방송에서 호들갑을 떨든 것을 저자는 전혀 보여주지 않거나 오히려 덤덤하기만 하다. 그리고 실제 하층민들이 사는 곳의 이면을 찍고 말해 줄 때 이곳이 여행지가 아닌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방송을 볼 때 놓쳤거나 무심하게 본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저자가 보고 느낀 점들이 강하게 와 닿는 부분들이 많다. 관광지가 아닌, 유적지가 아닌 그것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방송이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화려함과 재미만을 쫓는다면 이 책은 그 뒷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하지만 길지 않게 지나가는 일정은 수박겉핥기일 뿐이다. 여행자의 아쉬움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행운이라고 말할 때, 잠시 스쳐지나가는 여행자들의 호의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줄 때 이 여행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잉카 제국의 흔적만 남았고, 거대한 나스까의 지상화는 의문을 남겼다. 스페인의 학살과 파괴는 고대의 유산을 유적지로만 남겨 놓았다. 그 위에 세운 스페인의 성당 등은 자주 일어나는 지진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마음속에 심어놓은 종교는 강하게 뿌리를 내렸다. 수많은 관광자원을 발견하고 개발한 것이 외국인이고, 마추 삐추까지 가는 기차의 운영권을 영국이 쥐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점점 마추 삐추가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띠띠까까 호수의 풍경이 신기하고 새로워야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미 다른 방송 등에서 본 것 때문에 어떤 감흥도 받지 못했다. 단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힘겨움만 눈에 들어온다.
많지 않은 분량이고 간략하게 적은 글들이라 정보가 그렇게 풍부하지 않다. 한 장소에서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어떤 고생을 하는지는 오히려 방송이 더 낫다. 고산병으로 고생한 윤상을 보면 그 위험이 조금 더 와 닿는다. 이 책의 아쉬움 중 하나가 어떻게 가는지 하는 것들이 생략된 것이다. 가는 도중에 겪은 힘겨움이나 재미가 생략되어 있다. 늘 최상의 환경에서 이동하는 것이 아니면 이것도 아주 좋은 간접 경험인데 말이다. 반면에 방송에서 재미를 위해 강조했던 몇 가지를 솔직하게 자신의 느낌을 적은 것은 혹시 간다면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다. 그 가격이 비싸면 비쌀수록 더욱. 개인적 감상으로 <꽃보다 청춘>을 보지 않은 사람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먼저 방송을 봤다면 잠시 그 기억과 비교하는 재미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