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의 저주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8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붉은 눈>이란 단편집에 처음 사상학 탐정 쓰루야 슌이치로를 만났다. 사상학 탐정 시리즈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출간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사상(死相)을 보는 특별한 능력이 과연 어떤 식으로 미스터리를 풀어낼지 궁금했다. 그런데 이 소설 한 편으로 그가 어떻게 사상을 보게 되었고, 미스터리를 해결하는지 알게 되었다. 시리즈 첫 권임을 생각하면 좋은 시작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은 슌이치로가 탐정 사무소를 차리고 처음으로 의뢰받은 사건이다. 미숙한 모습이 곳곳에서 보이는데 다음은 얼마나 발전했을지 궁금하다.

 

어릴 때 이상한 경험을 한 후 슌이치로는 죽음의 그림자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이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외할머니다. 격세유전으로 능력이 전해졌는데 그녀는 아이젠으로 불린다. 이쪽 세계에서는 상당히 이름난 인물이다. 슌이치로의 이 능력은 사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할머니 아이젠과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이 능력을 제한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운다. 그리고 이 능력으로 할머니에게 도움을 준다. 죽음의 상을 보는 능력은 그가 더 탁월하다. 그 외의 능력은 할머니가 압도적이지만.

 

스무 살의 슌이치로는 독립해서 도쿄에 탐정 사무소를 차렸다. 죽음의 상을 보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자신감이 가득하다. 이때 한 여자가 찾아온다. 사야카다. 탐정 사무소를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다. 그녀에게서 어떤 죽음의 그림자도 발견하지 못한다. 가라고 말한다. 그 후 그녀는 다시 한 번 찾아온다. 이때는 그녀에게 이상한 벌레들이 보인다. 그리고 자신의 약혼자가 죽은 이야기를 한다. 술집 호스테스 출신인 자신과의 결혼을 반대한 이리야 가 이야기와 함께. 약혼자 아키라의 사인은 급성 신부전증이다. 뭔가 수상하다. 이상한 일들도 일어난다. 집안 사람들에게 비현실적인 일들이 번갈아 가면서 일어난 것이다. 이상한 벌레와 함께 기이한 현상들이 슌이치로를 그 집으로 와서 사건을 해결하도록 한다. 이렇게 슌이치로만의 첫 사건이 시작한다.

 

이리야 가는 특이한 이력이 있는 집이다. 이 집의 가장이었던 도시카즈는 사업 실패 후 역시 급성 신부전으로 죽었다. 이전에 그는 다양한 여성과 사귀었다. 모두 열세 명의 여자다. 이 여자들이 모두 다른 직업을 가졌다. 수녀, 무녀, 비구니, 수의사, 조각가, 보모, 가수 등으로 모두 다르다. 취향이 독특한데 문제는 이들에게서 아이가 생기면 아이만 본가로 데리고 오고 여자는 버린다. 이렇게 데리고 온 아이들이 네 명이다. 본부인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죽은 아키라가 유일하다. 그리고 도시카즈가 죽은 후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돈을 버는 인물이 바로 아키라다. 그의 죽음은 유산 문제로 이어진다. 유언장은 재산의 60%가 사야카에게 가게 되어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괴현상이 집안에서 일어난다.

 

할머니와 함께 일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과신했던 스무 살의 사상학 탐정 슌이치로. 그는 환영받지 못하는 그 집에 머물면서 사건을 조사한다. 한 명씩 대화도 나누고, 집안에 이상한 것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일자별로 각각에게 일어난 괴현상을 하나씩 기록한다. 데이터가 축적되기 전에는 어떤 규칙성도 발견할 수 없다. 어느 날 밤 이 집에서 이상한 괴물을 보기도 한다. 그것은 그가 사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본 것이다. 그러다 한 명씩 죽는다. 가장 먼저 죽은 것은 장남인 나쓰키다. 다음은 집에서 발생한 죽음 때문에 호텔로 달아난 첫 째이자 장녀인 하루미다. 장소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얼마나 더 죽어야 그는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시리즈 첫 권이 보여줘야 하는 것을 충실히 따라간다. 미숙한 탐정과 자기 능력의 과신으로 인한 늦은 사건 처리, 사상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에피소드들. 또 괴현상을 일으키고, 초현실적인 죽음을 보여주면서 이 장르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 사상을 보는 것은 하나의 능력일 뿐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면서 가장 중요한 범인 찾기를 위한 단서들을 나열시키고, 그 속에서 규칙성을 발견하게 한다. 단순히 규칙성이 드러났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반전이 있다. 이 반전이 보통의 미스터리의 겉모습과 닮았지만 그 해결방식은 다르다. 이 때문에 약간 무력해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을 분명하게 정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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