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버리스트 모중석 스릴러 클럽 37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시간의 역순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나의 결과를 인과의 사슬에 따라 시간을 거슬러간다. 그리고 그 마지막 종착점은 이 모든 이야기의 거대한 설정을 드러내고, 반전에 반전으로 이어진다. 다시 앞장으로 넘어와서 마지막 장이자 첫 장의 이야기를 되짚어본다. 하나씩 맞아 들어가는 이야기와 설정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만약 이 소설을 거꾸로 읽는다면 어떨까? 색다른 느낌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어울리는 것은 역시 시간을 거슬러가는 것이다. 거기서 작가가 보통의 소설보다 더 공을 들인 설정과 반전들에 감탄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마지막 챕터 36의 마지막 장면은 바로 지금 벌어지는 일이다. 가브리엘라와 샘의 대화, 제목인 옥토버리스트의 존재, 가브리엘라의 딸 세라의 납치범 조셉의 등장 등은 분명한 결과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마무리한다. 다른 소설이라면 이 마지막 챕터에서 모든 것이 풀리겠지만 이 소설은 첫 챕터로 가야만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이 소설은 시간을 조금씩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 앞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알려주면서. 그리고 이 대화나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려주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 역순이 호기심을 더 품게 만든다. 과연 조셉의 총구가 겨냥한 인물은 누굴까 하고.

 

옥토버리스트의 정확한 정체는 무얼까? 왜 이렇게 죽음을 몰고 다닐까? 이 의문과 함께 가브리엘라와 대니얼의 행동이 역순으로 나타난다. 이 둘이 처음 만난 것은 이틀 전 금요일 밤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둘은 세라를 구하기 위해 함께 다닌다. 위험한 인물 조셉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여기에 가브리엘라를 뒤따라 다니는 두 명의 형사까지 등장한다. 가브리엘라의 상사가 어떤 사고를 벌인 모양이다. 금융 사기인데 정확한 정보는 나오지 않는다. 어느 순간 이들은 이 둘을 미행하는데 실패한다. 뭔가 조금씩 이상한 점이 드러난다. 보이는 것 이외의 다른 면이 살짝 촉을 건드린다. 하지만 분명하지 않다.

 

그렇게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살인은 계속 벌어진다. 그런데 이 살인들이 아무 의미없는 것이 아니다. 한 명 한 명이 의미가 있고 계획된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바로 이 소설의 첫 챕터이자 마지막 장면이다. 어떻게 보면 이야기의 서사를 바꿨지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디버의 특징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설정으로 서사의 표현 방식을 바꾼 것이다. 그래서인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앞에 벌어진 사건과 대사와 행동들이 하나씩 분명한 이유와 의미를 밝혀준다. 이런 것들을 발견할 때마다 다시 앞으로 가서 행동과 대사를 다시 읽게 된다. 엄청나게 빠르게 읽히지만 잠시 잠시 멈춰 앞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지금 방금 읽은 것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가볍게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반전에 반전으로 이어진다. 가브리엘라와 대니얼의 동행은 불안하지만 그 어떤 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읽으면서 계속해서 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바로 조셉의 총구가 겨냥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읽으면서 자꾸 변한다. 이 둘 중 한 명이 조셉과 짠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은 행동과 말을 통해 조금씩 추론할 수밖에 없다. 이 추론이 쉽지 않다. 나는 완전히 빗나갔다. 하나는 맞췄지만 가장 중요한 반전을 놓쳤다. 이런 시간의 역순을 서사로 풀어내면서 감탄하는 것은 참 오랜만이다. 아니 어쩌면 처음이다. <메멘토>의 경우 조금 졸았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읽은 반전 중 최고의 설정이자 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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