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10년 - 불황이라는 거대한 사막을 건너는 당신을 위한 생활경제 안내서
우석훈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2008년 이후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닥쳐왔다. 이때 한국은 MB정권이 들어섰다.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으로 대기업들은 이익을 보았지만 수많은 서민들은 높아진 물가 때문에 큰 고통을 겪었다. 여기에 막바지인 듯한 부동산 부흥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때 집을 산 수많은 사람들이 속된 말로 부동산 막차를 탄 사람들이다. 물론 그 2~3년 전 최고점에서 집을 산 사람들은 제외하고. 이 당시 세계 불황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왔다. 더블딥에 대한 경고도 나왔지만 한국의 경제신문 등은 부동산을 살 마지막이라고 무책임한 펌프질을 계속했고, 세계 경제와 다르게 한국은 착실히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는 거짓 지표를 발표했다.

 

세계 불황이 지속될 때 외국의 한 경제학자가 L자형 장기 불황에 대해 경고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설마 하는 마음이 있었다. 10년이나 지속될까 하는 의문이었다. 그 이후 5년이 지났지만 과연 지금이 바닥인지 의문이 생긴다. 최근에 미국 경제지표가 좋아진다는 뉴스와 더불어 원화의 환율이 급속하게 오르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실제 경제지표를 반영하고 있는지, 아니면 전쟁특수를 통한 인위적인 부흥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 지금의 상황은 시간이 좀 지난 후 정확한 답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몇 년 전에도 고용지수가 좋아졌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실제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그렇게 큰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

 

위에서 세계경제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적었지만 사실 다른 책 내용을 짜깁기한 것에 불과하다. 한국의 실물경제에 대해서는 자주 만나는 은행 직원들의 부도율이나 연체율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운다. 잠시 바닥처럼 정체된 순간도 있었지만 다시 올라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회사의 이익이 점점 감소할 때 점점 심각해지는 현실 경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경험은 몇 년 간의 경제리포트를 통해 기초를 배웠고, 점점 변하는 경제전문지의 논조를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한다. 그러다가 깨닫게 된 실질 지식 중 하나가 거치기간과 일할 수 있는 기간과 소득에 대한 분석이었다. 이것은 이 책의 1장과 2장의 내용과 많은 부분 일치한다. 물론 여기에는 저자가 진행한 팟캐스트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부동산 구입에 관한 한 2000년 초반부터 사지 말자는 주의였다. 저자처럼 2002년 정도에 아파트를 샀다면 돈을 어느 정도 벌었을 것이다. 그 후 몇 년이 지난 후 전세로 살고 있던 친구가 아파트를 사겠다고 했을 때 격렬하게 말렸다. 물론 한 채는 샀다. 자신들이 실제 살 집이다. 이 집을 사는 것도 나는 반대했다. 더 문제는 다른 한 채였다. 아마 그 당시 한 채 더 샀다면 그 친구는 이자 비용 때문에 엄청난 고생을 했을 것이다. 물론 그 친구가 집을 사지 않은 것이 전적으로 나의 조언에 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당시 그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조언은 2채를 사야 돈이 된다는 것이었다. 실제 그것으로 돈을 번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만약 그때, 2006년 정도는 거의 막차였다. 내가 엑셀로 그의 소득과 이자와 원금에 대한 표를 만들어준 것이 어쩌면 나도 모르는 공부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다시 경제 현상에 대해 공부한 것이 바로 이 이후다. 앞에서 말한 경제리포트가 경제학을 전공한 나도 모르는 단어와 현상을 쏟아내면서 흐름을 배우게 만들었다. 그때 몰랐던 것이 지금 다른 경제 관련 책에서 나왔을 때 그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고, 직업 상 만나게 되는 은행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은행원들조차도 부동산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도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다. 물론 나의 답은 사지 마라는 것이다. 나의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는 것들도 많지만 경험에 의한 것과 지표들이 더 많은 현찰을 가지라는 쪽으로 바뀌었다. 정말 그 동네에 살고 싶은 실 거주자라면 어느 정도 빚을 지면서 사는 것에 대해 반대는 이제 하지 않는다.

 

부동산보다 이 책에서 개인들이 관심을 둬야 하는 부분은 2장이다. 3장과 4장에서 다루는 고용과 교육은 개인의 노력으로 단숨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개인의 재무구조는 본인의 의지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것이 때문이다. 빌리 빈 단장의 머니볼 이론을 인용한 재무구조 방법은 인생을 설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야 할 방식이다. 3장에서 나오는 고용문제 등과 겹쳐 생각할 때 이 이론은 현재와 미래를 조금 더 심도 깊게 설계하게 만든다. 특히 1년치 생활비를 저축하라는 부분은 조금 더 각론으로 들어가서 공부해야 하지만 삶의 불안정성을 생각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이것이 전혀 불가능한 분들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허리띠를 졸라매면 가능한 사람이라면 시도해볼 필요가 분명히 있다.

 

그의 다른 책에서도 나왔지만 세대론은 이번에도 나온다. 부동산을 두고 벌어지는 세대 전쟁에 대한 통찰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50대 이상들의 아이들 역시 20대와 30대임을 생각하면 조금 더 세분화된 분석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일본의 20, 30대의 저축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통계 자료는 우리가 언론 등을 통해 접하는 일본 젊은이의 삶과 너무 달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과거가 일본의 과거와 너무나도 닮았다는 지금까지의 역사를 생각할 때 이 부분은 전문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대목이다. 또 저축이 경제를 살린다는 그의 주장은 소비를 강조하는 기존의 틀을 흔든다. 이 부분도 더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다.

 

사실 3장과 4장은 그의 인터뷰가 중심이 되어 고용과 교육 문제를 다룬다. 발상의 전환처럼 다가온 몇 가지 실례는 창업, 취업, 자녀 교육 등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물론 구체적인 각론은 개인들이 고민하고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저자가 4장에서 비교적 낙관적으로 풀어낸 선행학습에 대한 금지 조항이나 사교육의 불안한 미래는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두고 보는 것에 그치면 변화가 생기지 않을 테니 현재와 미래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변화는 이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직 불황의 출구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지금 삶의 재무 설계가 필요한 30대와 40대라면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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