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혼자서 할 수 있어 언니공감만화
모리시타 에미코 지음, 정은서 옮김 / 애니북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30대 중반 싱글 직장 여성의 삶을 다룬 만화다. 결혼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애인이나 결혼할 사람이 없는 그녀의 삶을 솔직하게 그려내었다. 그녀가 살면서 경험한 일상을 그려내었는데 남자인 내가 보아도 재밌다. 다른 문화라고 하지만 주변에서 자주 보는 모습이기에 왠지 모르게 낯설지 않다. 가끔은 그녀의 행동이나 심리 속에 나의 모습도 보인다. 화려하지 않고 간결한 그림체가 현실적인 대사와 어우러져 공감대를 형성한다. 30대 중반의 싱글인 직장 여성이라면 더 많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가끔은 자신이 나이 든다는 사실을 까먹는다. 덕분에 자신보다 어린 사람과 비교할 때 깜짝 놀란다. 이런 생활 속에서 “너무 젊게 차려입으면 나이 든 얼굴이 부각된다.”와 “수수하게 입으면 나이 든 티가 확 난다.”라고 말할 때 심하게 공감한다. 그리고 그녀가 새로운 집으로 이사 갈 준비를 하면서 훈남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또한 회사에서 가끔 보는 장면이다. 남자라면 미모의 여성들이겠지만. 결혼적령기를 지난 그녀가 멋진 남자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찾는 장면을 보고 과거의 한 장면이 순간 스쳐지나갔다.

 

얼굴에 나이가 새겨지지만 육체에도 노화는 변함없이 진행된다. 뮤직 페스티발 에피소드는 우리가 가장 흔히 듣고 말하는 내용이다. 한해 한해가 더 힘들어져 가는 나의 모습과 겹쳐진다. 그리고 한때는 신곡이 나오면 다운받아서 차에서 듣곤 했는데 이제는 이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노래방에서 신곡도 잘 부르지 않는다. 잘 가지도 않지만. 이런 경험들이 작가의 만화로 흘러나올 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혼자 살면서 느끼는 외로움과 불편함이 조금씩 나오지만 현대 사회는 이들을 위한 도구들이 또 나오고 있다. 결혼의 필요성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가볍게 읽으려는 의도로 시작했는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물론 일본 문화가 드라마 등을 보면서 익숙해진 것도 하나의 이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슷한 연령대의 싱글 여성들이 주변에 점점 늘어나면서 간접 경험할 기회가 풍부해진 것이다. 물론 노총각으로 생활했던 나의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누구나 늘 하는 말처럼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다 똑같다’는 진리가 그대로 통용된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 평범한 만화가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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