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잔인한 달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신예용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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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3권이다. 1권 <스틸 라이프>를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서평을 찾아보니 이번에 읽으면서 느낀 것과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스리 파인스 시리즈가 그 마을 안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찰청 내부의 알력을 같이 다루기 때문이다. 그 알력은 가마슈가 상사인 아르노의 부정을 고발하면서 생긴 것이다. 결속이 강한 조직의 경우 내부 고발로 인해 조직 내부의 부정부패가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싫어한다. 경찰 조직도 그런 조직 중 하나다. 언론이나 깨끗한 경찰들에게 그는 영웅일지 모르지만 기존의 가치관을 숭상하는 관료들에게는 비난의 대상일 뿐이다.

 

소설은 작은 스리 파인스 마을의 모습과 사람들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부활절을 앞두고 벌어지는 조그만 소동과 모습들은 고요한 시골 마을의 풍경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이 마을에 작은 이벤트가 벌어진다. 교령회다. 현대에도 이런 모임이 벌어진다는 것이 놀랍지만 마을 사람들이 모인다. 첫 번째 교령회는 실패한다. 두 번째 교령회가 펼쳐지는데 장소가 놀랍다. 그곳은 저주가 깃든 옛 해들리 저택이기 때문이다. 옛날 이 저택에서는 참혹한 살인이 벌어졌고 사악한 기운이 깃들어 있다.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바로 이때 한 사람이 죽는다. 그녀의 이름은 마들렌이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죽었다. 그냥 보면 살인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혈액 검사 결과 에페드라라는 약물이 검출되었다. 살인 사건의 흔적이 보인다. 가마슈의 상사이자 친구인 브레뵈프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가마슈를 스리 파인스 마을로 보낸다. 그리고 이 조사팀에 자신의 스파이를 한 명 집어넣는다. 그는 르미외다. 이때 또 한 명이 등장한다. 1권에서 관심있게 본 이베트 니콜이다. 그녀도 역시 가마슈를 감시하기 위한 스파이처럼 보인다. 이제 이 소설은 두 개의 축을 가지고 진행된다. 하나는 마들렌의 죽음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가마슈를 실각시키기 위한 브레뵈프의 계략이다.

 

마들렌은 암에 걸렸었다. 치료가 되었지만 재발했다. 곧 죽을 예정이지만 이 사실을 마을 사람들은 모른다. 그녀의 죽음은 바로 이런 정보의 부재에서 시작되었다. 여기에 마들렌의 심장 질환과 에페드라가 결합하고 공포가 더해지면 죽음이 올 수도 있다. 그녀는 이런 계획에 의해 죽은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 늘 빛을 뿌리고 다니는 그녀를 죽일 사람이 이 마을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어떻게 보면 용의자가 넘친다. 해부해서 사인을 조사하고, 주변 사람을 탐문 조사하면서 강한 빛이 깃든 곳에서 자라는 사악한 의지를 발견한다.

 

가마슈를 보면서 그의 인내와 냉철함에 놀란다. 그는 사소한 말이나 단서를 통해 사건을 추리하고 진실에 한발 한발 다가간다. 그의 팀은 다른 조직에서 적응하지 못했거나 실력이 없다는 이유로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런데 이들이 가마슈를 만나 최고의 팀을 이룬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불안하고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삐걱거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가 할 일은 제대로 한다. 이 모든 것을 주관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가마슈가 한다. 그에게는 아들 같은 부관이 한 명 있다. 보부아르 경위다. 그도 다른 조직에서 퇴출되어 가마슈의 팀에 왔다. 가마슈의 사랑을 바라면서 최선을 다한다. 아르노가 자신의 부하들에게 요구했던 충성심을 그는 자발적으로 바친다. 가마슈를 흔들 음모에 가장 분개한 것도 역시 보부아르다.

 

작은 마을이고 놀라운 예술가들이 살고 있는 곳이지만 벌써 3번째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소설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지만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사건만이 아니라 경찰 내부의 문제를 같이 엮어서 구성을 튼튼하고 짜임새 있게 만든다. 스리 파인스 마을 사람들의 인간관계를 꼬고 엮어서 의심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슬픔과 질투와 원망이 뒤섞여 용의자의 폭은 더 넓어진다. 견고한 구성과 전개는 묵직한 느낌을 전해준다. 앞부분에서 보여준 마을 사람들의 행동과 관계를 좀더 집중해서 봤다면 훨씬 재미있게 읽었을 것 같다. 덕분에 더 관심을 두고 본 것은 가마슈를 둘러싼 음모가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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