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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빵빵 일본식탐여행 ㅣ 배빵빵 일본식탐여행 1
다카기 나오코 지음, 채다인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에 일본 도쿄를 3박 4일 일정으로 돌아다녔다. 우에노 근처에 숙소를 잡아놓고 전철로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여러 곳을 돌아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지만 맛있는 것을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다. 기본적으로 블로그를 참고했는데 가능하면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보다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곳을 먼저 찾았다. 물론 이 정보들은 먼저 다녀간 한국 여행객들이나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다행이라면 숙소 근처에 시장이 있어 현지인들처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가끔 동경을 말하면 이 식당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일본 도쿄 가이드 북에 가장 많이 나오는 곳 중 한 곳이 츠키지 어시장이다. 블로그를 보면 거의 성지순례 수준이었다.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일찍 가야 하는 곳이었다. 조건이 맞지 않고 다른 곳에서 먹은 초밥 정식 때문에 가감하게 포기했다. 이 식당을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움직였다면 한두 가지 더 볼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우에노 시장의 현지 음식은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어느 것이 더 맛있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여행의 목적이 다른 관광객 따라하기로 변했을 것이다. 물론 완전히 그들의 길을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여유롭거나 힘든 일정을 우리만의 것으로 소화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앞에 쓴 글들은 이 만화 내용과 크게 상관이 없다. 현지인처럼 먹기란 주제와 맞을지 모르지만 작가가 돌아다닌 곳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럼 왜 이런 긴 글을 먼저 썼을까? 바로 이 만화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생각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일본을 정말 자주 가거나 길게 여행을 하지 않으면 이 책에 나온 음식점들을 둘러보는 것은 거의 무리다. 앞에서 말한 성지 순례 같은 음식점을 둘러보는데도 시간이 부족한데 이런 곳을 어떻게 다 둘러보겠는가. 현지인처럼 먹는다고 하지만 음식은 호불호가 분명해서 실패할 때도 많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그런데 외국이라면 더 할 것이다. 이런 입맛의 차이는 이 만화 속에서도 나온다. 단순히 사진만을 봤을 때 먹고 싶다는 생각보다 별론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음식도 상당히 많다. 먹게 되면 생각이 바뀔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한국 사람이 일본으로 여행을 간다면 대부분 도쿄와 오사카 근처나 북해도 등으로 대부분 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실린 음식이나 식당은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개인적으로 계획했던 오사카 여행이 일본 방사능 여파로 파기된 후 머릿속에서만 먹을 것을 상상하는데 이 책은 그 외 지역의 음식도 호기심을 가지게 만든다.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음식 여행이다 보니 낯선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식욕을 자극한다. 한국 각 지역을 여행할 때 관광지 식당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을 찾아 먹기 시작한 것이 불과 1~2년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이 작가의 이 기획은 나의 취향과 딱 맞다. 다만 나라와 지역이 다를 뿐이다.
현지인처럼 먹기란 주제로 각 지역을 돌아다니는데 동반자도 다양하다. 이 다양한 동반자 때문에 생기는 에피소드는 음식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각자의 취향이나 행동이 재미난 에피소드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식 이야기로 들어가면 먹을 때 에티켓도 같이 다뤄준다. 낯선 곳을 여행하는 사람에게 가끔 이런 정보는 아주 실용적이다. 그리고 작가가 돌아다니면서 먹은 식당에 대한 상세한 지도를 첨부한 것은 나처럼 제대로 위치를 찾지 못해 엉뚱한 곳으로 간 사람에게 정말 소중한 정보다. 뭐 덕분에 다른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었지만.
맛있는 식당이나 음식 정보를 원한다면 솔직히 이 책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 색다른 여행을 하고, 현지인들의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낯선 동네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식당보다 그 마을 사람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는 식당을 가보고 싶다면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여기서 내공이 쌓인다면 세계 어디를 가도 싸고 맛있는 진짜 그 동네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뭐 다른 목적으로 여행을 간다면 다른 문제지만. 작가가 다녀온 지역과 식당과 음식은 책 지도를 참조하면 간략하게 알 수 있어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