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똑같네 2 결혼해도 똑같네 2
네온비 글 그림 / 애니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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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벼운 마음으로 단숨에 읽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가볍게 읽었지만 단숨에는 읽지 못했다. 생각보다 두툼한 분량에 곳곳에 사랑과 생활의 지혜가 묻어나서 집중하게 되었다. 특히 둘만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가 흘러나오면 자연스레 웃음이 흘러나오고, 남편이 돈가스를 먹고 싶어 하는 아내를 위해 아침 일찍 식당을 갈 때는 이 장면을 아내들이 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다. 방송에서 아내를 위해 이벤트를 자주 펼치는 연예인들이 나올 때면 아내들의 눈초리는 더욱 날카로워지기 때문이다.

 

만화가 부부란 특성 때문인지 개그와 패러디가 곳곳에 보인다. 물론 이것은 알 때 이야기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개그와 패러디가 상당히 많을 수도 있다. 놓친 것이 있다면 상당히 아쉽다. 만화가란 직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작가가 만화책을 냉대하는 사회 분위기를 탓할 때 어릴 때 만화방에서 살았던 나의 과거가 떠오른다. 그 당시 만화 중 일부는 공장식으로 찍어낸 것도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지금 봐도 멋진 만화도 상당하다. 우리 사회가 만화 등을 어릴 때 보는 것으로 한정시킨 것은 왠지 모르게 나이에 따른 승급화로 바꾼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웹툰에 연재된 만화라서 그런지 각 이야기의 분할이 기존 만화와 다르다. 배경보다 인물과 대사에 집중하면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작가가 보여주고 생각하고 느끼고 하는 것들이 상당히 잘 전달된다. 그리고 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이 두 부부 정말 현명해 보인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를 자주하면서 문제가 생길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한다. 취향의 차이를 다룬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각자의 인생을 존중하는 모습이 잘 보인다. 또 아이 문제를 다룬 에피소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시각에 전면적으로 부딪치는 용기도 보여준다. 이 부분에서 나의 관점과 다른 부분이 존재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결혼은 그들의 삶이란 것이다.

 

에피소드 중 몇 개는 결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같은 회사나 친구들이 느낄 수 없는 부부만의 행동들이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시간과 장소에 따라 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나 장면들을 보면서 같이 공감하는 것은 그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만약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면 그냥 무심코 보았거나 각자 부부에 대한 애정의 강도가 약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긴다. 아니라면 나와 작가를 비롯한 몇 명만의 경험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당첨의 여왕 에피소드는 아주 많이 공감했다. 운이 좋아 자주 당첨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당첨은 부지런하게 발품을 팔거나 광클이나 멋지고 자세한 후기 등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자주 많이 하는 사람이 당연히 많이 당첨된다. 한때 라디오 사연으로 살림들을 모두 장만했다는 사람들의 글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말해줄 때, 열심히 정성을 들여 시사회 영화 감상을 쓸 때 다음 영화 시사회에 더 잘 당첨된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물론 랜덤으로 기계가 선택한다면 다른 문제다. 그런 점에서 남편이 왜 로또가 당첨되지 않았는지 알았다고 한 부분은 아주 함축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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