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즈 보르코시건 : 남자의 나라 아토스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6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최세진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오래 전에 행복한책읽기에서 출간한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를 사놓고 천천히 읽어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그 시리즈가 중단되고 다른 출판사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시리즈가 다른 출판사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다시 출간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1권부터 읽어야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시리즈를 읽을 기회가 본편이 아닌 외전 성격의 이 작품이 먼저 왔다. 혹시 가끔 읽는 sf중 조금 무거운 소설이 있는데 그런 종류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면서 이런 생각은 단숨에 사라졌고 이야기 속에 빨려 들어갔다.

 

남자의 나라 아토스란 제목만 보면 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나라란 말 대신 행성이란 단어를 넣으면 의미가 달라진다. 남자들만 살고, 아이들은 인공자궁을 통해 태어나는 행성이다. 여자들은 단 한 명도 없고, 태어날 때부터 여자를 죄악이라 생각하고 여자의 영상조차 금지된 행성이다. 그런데 이 아토스에 문제가 생긴다. 난소배양조직들이 오래되어 제대로 아이들을 태어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행성에서 여자들의 난소조직 등을 구입한다. 그런데 도착한 조직이 인간의 것이 아니다. 아토스가 멸망할 수도 있는 엄청난 사건이다.

 

새로운 난소조직을 구하기 위해 재생산본부의 에단 박사가 선택된다. 단 한 번도 외부 행성에 나간 적도 없고 여자를 본 적도 없는 그가 아토스를 대표해 클라인 우주정거장으로 파견된다. 이 이야기의 초반부는 사실 이런 아토스와 문화 충격으로 힘들어하는 에단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은하계를 뒤흔들 수도 있는 사건의 회오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순진하고 약간 맹한 듯한 그가 덴다리 용병대의 엘리 퀸 대령과 엮이면서 이때까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모험 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물론 그의 의사는 전혀 상관없는 모험이다.

 

아직 이 시리즈를 제대로 읽지 않아서 엘리 퀸이 소속된 용병대의 장군이 시리즈의 그 마일즈인지는 잘 모르겠다. 맞다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너무 다른 모습이다. 그것과 별개의 전개를 펼치는 이 작품은 에단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남자들만의 행성에서 왔다는 소식에 남자들은 비웃고, 누군가는 호모들의 행성이라고 비아냥거린다. 이때 분명하게 이 행성의 탄생과 통치 이념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리고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몇 년 전 일본 애니 한 편과 이 소설이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 애니는 남자만의 행성과 여자만의 행성의 우주선이 만나는 것인데 끝까지 보지는 못했다. 시간 순서만 보면 이 작품이 먼저인데.

 

난자조직을 구하려는 에단과 아토스가 자신들이 원하는 난자조직을 가지고 있을 것이란 의심을 가진 세타간다의 밀리소르 대령의 만남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해와 착각에서 비롯한 이 만남은 에단에 대한 고문으로 시작한다. 에단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를 죽이려고 하는 데 그 순간 퀸이 나타나 구해준다. 이 구출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에단을 중심으로 첩보전이 펼쳐지고 텔레파시 능력을 가진 테렌스 씨가 등장하면서 문제는 더 커진다. 이때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고,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드러난다.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몰입도가 점점 높아진다.

 

sf라고 하지만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와 별 차이가 없다. 아토스가 게이들의 행성으로 건국되고, 다른 행성의 게이들을 받아들이고 여성을 죄악시하는데 이것은 이 소설이 나올 당시 사회 분위기와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 에단이 여자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줄 때 웃게 되는 것은 우리의 어린 시절 외국인을 대할 때와 별 차이가 없다. 선입견과 공포가 마음과 행동을 제약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에단이 여자를 두려워하지 않게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 성장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다른 것을 대입하면 또 다른 성장이겠지만. 외전으로 나를 사로잡았는데 원래 시리즈는 더한 재미를 줄 것 같다. 현재 총 열여덟 권이 출간되었고 한국엔 여섯 권이 번역되었는데 모두 다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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