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킬러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36
제프 린제이 지음, 부선희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이번 작품은 미국에서 출간된 것이 2010년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제 나왔다. 지금이라도 나와 준 것에 고마움을 느끼지만 더 빨리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직 두 권이 더 출간되어야 하는데 과연 언제 번역되어 나올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번 편에서 덱스터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읽다보면 과연 그가 맞는지 의문이 생긴다. 검은 승객과 함께 소시오패스의 진면목을 보여줬던 그가 딸 릴리 앤의 출생과 더불어 완전히 말랑말랑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모습은 읽는 내내 적응이 필요했다.

 

상당히 긴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덱스터에 대한 세부적인 기억들이 상당히 희미해졌다. 드라마도 시즌 2까지 보고 다르게 흘러가는 것 때문에 중단하고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평범해지려고 하는 덱스터가 낯선 것은 어쩔 수 없는 반응이다. 그런데 덱스터가 말랑말랑해진 만큼 상대는 더 극악해졌다. 이번 상대는 식인을 하는 무리다. 원 제목에 덱스터는 맛있다고 한 것도 이것과 연관성이 있다. 처음에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고 해도 사람을 먹을까 생각했는데 뒤로 가면서 드러나는 증거들은 식인을 가리킨다.

 

딸의 출생을 본 후 평범해지려는 그는 검은 승객을 어둠 속으로 몰아내려고 한다. 그의 DNA에 새겨진 검은 승객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아빠의 본능이 이것을 자꾸 억누른다. 이때 사라졌던 그의 형 브라이언이 나타난다. 양아버지에 의해 훈련 받은 덱스터에 비해 브라이언은 훨씬 도발적이다. 릴리 앤과 더불어 평범하게 살려고 하는 그에게 위험 요소가 나타난 것이다. 리타의 두 아이도 평범한 아이들로 만들려는 그의 노력이 흔들린다. 그의 가족들에게 덱스터의 형임을 내세워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감추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그가 어느새 가족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존재로 바뀐다. 덱스터는 더 불안해진다.

 

덱스터가 가족 속에 안주하려고 할 때 데보라는 더 일에 매달린다. 덱스터의 정체를 아는 그녀는 오빠를 불러 사건 현장에서 정확한 단서를 찾고자 한다. 이 일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검은 승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덱스터의 마음은 딸에게 가 있다. 이 때문에 그의 활약은 예전과 달리 미미하다. 납치된 것처럼 연출된 두 여학생을 찾아야 하는 데보라에게 이것은 아주 큰 스트레스다. 이 두 아이 중 한 명인 스파노스가 사람들에게 먹힌 것처럼 발견되었을 때 그 극에 달한다. 빨리 찾지 않으면 다른 아이 사만다도 사람들 배속으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다른 숨겨진 비밀과 반전이 있다.

 

덱스터가 부드러워진 만큼 강하고 잔혹해진 악당들은 그 정체가 숨겨져 있다. 유력한 용의자는 억만장자 시의원 아버지의 그늘에 안전하게 숨어있다. 사라진 소녀 사만다를 찾기보다 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덱스터에게 이 일은 검은 승객의 본능을 깨우지 않는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데보라에게 끌려다닐 뿐이다. 물론 검은 승객은 중요한 순간에 살짝 깨어난다. 하지만 그뿐이다. 검은 승객과 함께 적을 계속해서 쫓지 않는다. 은밀하고 계획적이면서 치명적인 그가 순간 사라진 것이다. 이 소설에서 단 한 번 일으킨 살인 후 그가 보여준 행동은 그의 현재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준다.

 

덱스터 시리즈를 읽다 보면 세상이 정말 흉악하고 독특한 사람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순히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라면 그렇지 하고 넘어가겠지만 현실이 상상을 압도하는 경우를 자주 보았기에 그렇게 무심코 넘어갈 수 없다. 그리고 형 브라이언의 출현은 다음에 분명 어떤 사건을 일으킬 것이다. 시리즈 다음 권이 <Double Dexter>인 것을 보면 더욱 더. 다음 권에서는 이번과 달리 원래의 덱스터가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부드러운 덱스터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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