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한가운데 밀리언셀러 클럽 134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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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스커더 시리즈 2권이다. 개인적으로 전작보다 조금 힘이 떨어진다. 그것은 아마 소재가 지닌 충격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매혹적인 탐정의 활약은 변함없다. 그 시대의 풍경과 상황을 아주 적나라하게 그려내면서 보여준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경찰들의 부패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정도다. 1976년의 미국 뉴욕의 현실이 그랬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케이블에서 <투캅스>가 방영되고 있었는데 매튜 스커더의 그 시대와 별다른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더 심할지도 모르겠다.

 

경찰을 고소한 콜걸을 찾아가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고소당한 경찰은 제리 브로드필드다. 그는 경찰 비리를 특별검사에게 제공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수많은 경찰들의 적이 된다. 그를 고소한 콜걸은 포샤다. 큰 키에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그녀는 제리에게 육체도 제공하고 매주 100불을 상납했다. 이런 상황이 그녀가 제리를 고소할 정도는 아니다. 그 시대 경찰 분위기에 의하면. 제리가 매튜를 고용한 것은 그녀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알아달라는 것이다. 쉽게 입을 열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날 그녀의 시체가 제리의 집에서 발견된다. 그는 구속된다.

 

부패한 경찰이 부패 경찰 비리를 왜 까발리려고 할까? 첫 번째 생긴 의문이다. 경찰은 유대감이 강해 자신들의 비리가 까발리는 경찰을 용서하지 않는다. 제리를 위해 일하는 매튜에게까지 분노를 토해내는 그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매튜의 조사가 시작된다. 그의 직감은 제리가 범인이 아니라고 한다. 상황이나 정보 등이 다른 이유와 범인상을 가리킨다.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과 과거의 흔적을 더듬어간다. 진실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이어진다. 동시에 점점 깊어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빠져든다.

 

형사는 발로 생각하는 존재다. 그는 형사였다. 경찰이 가진 사고방식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무면허 탐정이 경찰 방식을 따라가면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 정보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해야하는 제약도 있다. 전직 경찰인 그는 경찰 방식을 지우면서 그 장점을 취하고 사건의 핵심에 다가간다. 그 과정은 책 분량 때문인지 아주 간결하다. 이것도 사실 조금 불만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분명 풀어낼 수 있는데. 하지만 이 불만을 넘어선 매력이 있다.

 

매튜의 행동과 심리 묘사를 보면 건조하다. 잠깐 정을 붙이려고 한 제리의 아내도 좋은 결과를 맺지 못한다. 이런 관계의 파탄과 파편들이 이어지는데 그 사이에 고독이 얼핏 보인다. 고소와 죽음의 이면에 숨져진 진실이 드러날 때 인간의 추악한 욕망도 드러난다. 최근 스릴러 장르에서 보여주는 잔혹하고 긴박한 전개는 없지만 좀더 현실적인 모습이다. 점점 폭력과 액션 등이 강해지는 요즘 경향을 생각하면 조금 밋밋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에 빠져드는 것은 사건과 그 사건을 일으킨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욕망과 폭력과 공포 등. 마지막 반전같은 장면은 역시 조직과 시대의 풍경을 아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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