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 프로젝트 3부작
다비드 카라 지음, 허지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프로젝트 3부작 시리즈 중 첫 권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 많이 다루어져 신선함이 떨어지는 독일 나치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단순히 나치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연구 결과가 현재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들의 배후에 어떤 세력이 있었는지, 전후 나치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등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풀어낸다. 읽으면서 설마하고 생각한 것이 그대로 맞아 떨어질 때 조금 아쉬웠지만 나름의 균형을 맞추면서 잘 엮어내었다. 역사와 미스터리와 현실을 유기적으로 섞어 풀어낸 몇몇 장면들은 현실적으로 잘 다가왔다.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과 세 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요한 세 명은 월스트리트 젊은 증권 거래인이자 차 사고로 아이를 죽인 후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으로 자기를 파괴하는 제레미, 그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은 CIA 요원 재키, 엄청난 육체능력을 가지고 있고 냉혹한 살인자 역할을 맡는 동시에 제레미를 보호하는 모사드 요원 에이탄이다. 세 시대는 당연히 현재와 나치가 유럽을 지배하던 제2차 대전 당시와 감옥에 갇힌 히틀러를 만나러온 일단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시기다. 비중으로 따지면 마지막 시간은 한 번 정도 나오지만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만남이다. 이들이 음모의 배후로 활약하는데 음모론을 즐겨보는 나에게 딱인 소재다.

 

제레미의 과거는 행복하지 않았다. 공군 장교였던 아버지가 모자를 버리고 떠난 후 엄마와 함께 힘들게 살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를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가 죽었다고 공군에게서 연락이 왔다. 성공에 도치되어 음주운전을 하다 아기를 쳐 죽인 이력이 있는 그에게 이 소식을 세상으로 나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새롭게 마주한 세상에서 그는 숨겨져 있던 비밀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이 과정에 벌어지는 액션은 긴장감은 살짝 떨어지지만 아주 흥미진진하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에이탄의 능력 때문이다. 그의 정체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상태라 더욱 그렇다.

 

제목인 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는 나치의 생체실험을 말한다. 방사선과 약물 등으로 인간을 개조하는 실험이다. 놀라운 것은 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 유대인 블레이베르크란 것이다. 나중에 블레이베르크와 그 배후가 나올 때 놀라게 되는데 이것은 예전에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려주는 글을 읽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과거의 시간에서 이 실험을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는 제레미의 아버지가 발견한 정보 때문에 현재로 이어진다. 이 사실은 쫓고 쫓기는 활극과 암호 풀이 등으로 이어지면서 오락적 재미를 고조시킨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거침없는 살인이다. 첩보 스릴러에서 자주 있는 일이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거나 주인공과 관계있는 인물이 너무 쉽게 죽는다. 반면에 조직의 힘이 불명확한 가운데 제레미 일행이 너무 독자적으로 움직인다. 조직의 힘을 개인들이 최대한 이용하는 요즘 설정들을 생각할 때 조금 과장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보다 더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이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사건을 해결하는 소설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마지막 장면들을 생각하면 왠지 균형감이 조금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전체 설정이 비현실적인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 이 때문에 약간 어색한 느낌도 있지만 덕분에 다양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도 있다. 뭐 개인 취향에 따라 반응은 달라지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 끝까지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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