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 - 한국산악문학상 수상 작가의 북한산 둘레길 예찬!
이종성 글.사진 / 비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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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에 둘레길이 있다는 것을 들은 지 꽤 되었다. 우이동에 살고 있는 직장 동료가 아내와 함께 운동 삼아 둘레길을 걷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딸들 손을 잡고 둘레길을 걷는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가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다. 둘레길 이전에 제주 올레길이 먼저 대히트를 쳤지만 아직 가보지 못했다. 그곳을 다녀온 다른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아주 좋았고 다시 가고 싶다는 말이 이어졌다. 여기에 제주도에 살고 있는 후배의 말까지 겹치면서 언젠가 한 번 꼭 가야지 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단숨에 달려가기에는 쉬운 곳이 아니다. 뭐 1박2일로 다녀올 수도 있지만 비용이 만만찮다. 그런 반면에 북한산 둘레길은 어떤가? 솔직히 마음만 있다면 주말 언제라도 갈 수 있는 곳이다. 뭐 마음과 따로 놀고 있는 몸이 문제지.

 

한때 북한산 정상까지 자주 올라간 적이 있다. 자주라고 해봐야 몇 차례 되지 않지만 주말 아침 일찍 전철과 버스로 산 입구까지 가면 그곳에서 나 자신과 싸움이 시작된다. 정상에 올라간 것보다 내려올 때 더 즐겁고 만족스러웠는데 그 당시 기억이 지금도 남아 있다. 그러다 나의 방심과 게으름이 그 산으로의 발길을 끊게 만들었다. 그 후 관악산이나 청계산을 올라갔지만 북한산 같은 재미와 즐거움을 주지 못했다. 물론 여기에는 나의 취향이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 나의 건강과 휴일을 책임진 곳이 바로 북한산이다. 그런데 이곳에 올레길처럼 둘레길이 생겼다. 몇 개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21개나 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흔한 말로 대박이다.

 

제1구간 소나무숲길에서 제21구간 우이령길까지 읽으면서 낯익은 곳을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산을 타면서도 지명에 신경을 쓰지 않은 탓도 있고, 산행이 늘 정해진 코스로만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속에서도 낯익은 지명이 나오면 반갑고, 저자의 글 속에 표현된 장소가 갑자기 다른 이미지로 다가와 놀라웠다. 무심코 지나간 길들에서 발견하게 되는 나무와 꽃과 장소들이 하나씩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시인의 감성에 의해 조금 더 덧칠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반면에 코스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글이 아닌 시인의 감성으로 풀어낸 글들은 쉽게 읽히지 않았다. 긴 호흡의 문장과 자작시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예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걷고 싶은 길은 제21구간 우이령길이다. 사전 인터넷 예약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충분히 매력있다. 그 외 집에서 단숨에 달려갈 수 있는 코스도 몇 개 개발하고 싶다. 주말에 집에 뒹굴거리지 않고 산 속으로 들어가 삼림욕도 하고 산보로 몸도 마음도 단련하고 싶기 때문이다. 걷기보다 타기를 더 쉽게 하는 요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바로 주차를 어디에 하지였다. 나의 몸과 마음이 편함에 익숙해져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그렇지만 회사 동료처럼 그 길을 몇 번 걷다보면 자연스레 다른 코스를 걷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그러다보면 코스만 눈에 들어온 지금과는 달리 시인이 찬찬히 둘러본 그곳의 꽃과 나무와 숲과 사연들이 조금씩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찾아가서 만나고 듣고 발견하고 사색하는 둘레길을 정말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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