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더스트 Diamond Dust 1 다이아몬드 더스트 Diamond Dust 1
강형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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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로 강한 흡입력을 보여준 강형규의 새로운 작품이다. 이야기가 지닌 힘이 상당한데 이번 작품도 그렇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만화에서 그런 것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기에 그렇다. 전작이 서열과 돈이라는 설정을 통해 우리가 그냥 무심코 본 사람과 장소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 그럼 이번 작품은 어떨까? 실제 1권만 본 지금 섣부른 예단은 무리다. 하지만 결말에 대한 반전을 지운다면 예상하는 대로의 전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니라고? 그럼 작가가 멋진 것이다.

 

두 남녀가 있다. 한 명은 아버지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되고 교육된 문혜린이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이주원이다. 혜린은 천재성을 지닌 피아니스트다. 피아노 이외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하루에 열 시간 이상 연습을 해야 한다. 그 대가로 천재 피아니스트란 호칭을 얻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녀에게는 그 어떤 친구도 없다. 있다면 피아노다. 그녀는 그렇게 아버지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가 다음날 갈 장소를 다녀오다 차 사고로 죽는다. 누구나 연주하길 원하는 카네기 홀이고 그곳에서 딸이 연주하는 것을 그 누구보다 보고 싶어하던 아버지가. 이 사고로 그녀 마음 한 곳에 여유가 생기지만 손은 말을 듣지 않는다. 이제 피아니스트의 생명이 끝났다. 그 여파로 그녀는 손목에 칼을 댄다. 그녀와 주원이 만나는 첫 장면이 바로 이때 일어난다.

 

홍대 인디 밴드 당나귀벤자민 세컨 기타겸 보컬인 이주원. 그에게 세상은 뿌옇다. 뇌에 종양이 있어 그의 기억을 갉아 먹는다. 수술을 해야 하지만 가난한 인디 밴드 멤버인 그에게 돈이 있을 리 없다. 하루하루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그다. 점점 그의 머리를 뿌옇게 만드는 뇌종양은 삶의 의지마저 갉아 먹는다. 이주원의 삶을 통해 우리 시대 20대들의 삶이 조금 드러난다. 하루를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딱 그 이상의 돈이 모이지 않는 88만원 세대. 그의 진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가 그것을 알리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마지막 남은 앰프를 팔기 전 혜린이 입원한 병원에서 마지막 연주를 한다. 엇갈린 길을 달려온 두 남녀가 이제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한다.

 

혜린에게 주원은 굳어있던 손가락을 움직이게 만드는 존재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도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그녀에게 희망의 빛이 다가온 것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하지만 돈의 굴레 때문에 죽음을 그냥 기다려야 하는 그에게 혜린이 다가온다. 도와주겠다고 한다. 분명 두 사람 모두에게 이익인 결합이다. 새장 속에서만 살아온 그녀에게 주원의 말과 행동은 별세계와 다름없다.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려는데 1권이 끝난다. 앞에서 말한 예정된 진행을 과연 작가는 어떤 식으로 연출하면서 이 둘을 엮을 지 기대된다. 아니면 다른 반전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최종평가는 마지막 권을 읽은 다음으로 미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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