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인형과 교수대 플라비아 들루스 미스터리 2
앨런 브래들리 지음, 윤미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전작 <파이바닥의 달콤함>이 미스터리 팬들에게 엄청난 호평을 받은 것을 기억한다. 이 말은 내가 읽지 않았다는 의미다. 우리 나이로 겨우 열두 살 정도인 소녀가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과연 이 어린 소녀가 살인사건을 제대로 풀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독자들의 평을 읽었을 때 그 어디에도 나이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오히려 재미있다는 표현이 더 많았다.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먼저 생겼지만 언제나처럼 읽고 있던, 읽어야 하는 다른 책들에게 밀려 기억 속에만 남아있었다. 그러다 1권보다 먼저 2권이 먼저 손에 들어왔다.

 

조금 황당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제 시작인데 플라비아의 장례식이 펼쳐진다. 뭐지? 하는 의문이 따라온다. 하지만 이것은 한 소녀의 상상이다. 그녀가 죽음을 상상한 묘지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 155센티미터 정도 되는 작은 키의 그녀는 니알라다. 그녀는 BBC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마법왕국’의 <말끄미 다람쥐>라는 인형극의 인형술사 루퍼트 포손의 조수다. 그녀가 이 사실을 말하지만 불행하게도 플라비아의 집에는 TV가 없다. 1950년도를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묘지에 있는 것은 루퍼트의 차가 고장났기 때문이다. 이때 리처드슨 목사가 나타나 한 가지 제안을 한다. 교회에서 루퍼트의 꼭두각시 인형극을 공연하자는 것이다. 차 수리할 시간도 벌고 그 사이에 돈도 벌자는 의도다. 서로 합의하고 교회에서 두 차례 공연을 펼치기로 한다. 공연극은 <잭과 콩나물>이다. 이 공연을 통해 머리가 심하게 큰 땅딸막한 남자 루퍼트의 능력과 매력이 발산된다. 전 국민이 사랑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수많은 여자들이 그를 쫓게 만든 그 매력 말이다.

 

괴팍한 소녀 플라비아가 볼 때도 인형극은 멋지고 재미있다. 마지막에 잭을 쫓아 내려온 거인 갈리간투스의 추락은 놀라움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재미난 설정은 잭의 얼굴이 목을 매어 자살한 로빈 잉글비와 너무 닮았다는 것이다. 첫 공연의 성공은 두 번째 공연도 마찬가지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그런데 이번에는 갈리간투스 대신 루퍼트가 추락한다. 감전사다. 공연을 보고 있던 형사 등이 현장을 통제한다. 소녀 탐정 플라비아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전작에서 형사에게 큰 도움을 준 것을 생각하며 사건에 개입하려고 하지만 어른들에게 그녀는 아직 어린애다.

 

플라비아는 뛰어난 지능을 가진 화학광이다. 문학이 그녀를 매혹시킨다면 아마 그 속에 독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죽음 또한 그녀의 관심사인데 첫 장면이 그녀의 장례식을 상상하는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리고 그녀는 소녀라는 사실을 사건 조사에 잘 활용한다. 어른들이 아이라는 사실에 너무 쉽게 감정을 내놓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것들만으로 누구나 쉽게 사건을 재구성하고 범인을 잡을 수는 없다. 하나의 사건을 과거의 사건과 연결시키고, 관찰력 있는 시선으로 사물과 사람을 보기 위해서는 조금 특별한 능력과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역시 놀라운 것은 그녀의 나이다. 뭐 중간중간 보여주는 행동을 보면 영락없는 소녀지만.

 

단순히 괴팍하고 영리한 플라비아란 캐릭터에만 기댄 작품은 아니다. 다른 재미난 캐릭터도 물론 많다. 하지만 단서를 하나씩 깔아놓고 그녀를 통해 얻게 되는 정보들은 이 소설의 구성이 잘 짜인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용한 시골 마을이란 배경은 이 소녀의 재능이 꽃피우는데 최적의 장소다. 대도시로 간다고 해도 다른 방식으로 사건을 풀겠지만. 또 시대적 배경도 상당히 매력 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겨우 5년이 지났다는 것을 통해 그 참혹한 전쟁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고 이것이 하나의 장치자 배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집사 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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