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한 여자 스토리콜렉터 10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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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누스 시리즈의 첫 권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큰 히트를 치면서 작가의 모든 작품이 출간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 4권이 출간된 타우누스 시리즈 중 가장 나중에 번역 출간되었다. 독일에서 5권까지 출간된 것을 생각하면 조금 늦은 출간이다. 나머지 한 권도 출간 예정이라니 아직 읽지 않은 시리즈가 3권이 될 예정이다. 그중에서 가장 성공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아직 읽지 않은 것은 개인적으로 큰 즐거움이다.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기에 더욱.

 

이 시리즈 중에 더 읽은 것은 <너무 친한 친구들>이다. 이 작품을 읽을 때보다 이번이 더 부드럽게 읽혔다. 아마 시리즈 중 한 권을 먼저 읽은 것이 이해도를 조금 더 높여준 모양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전개를 깔끔하게 풀어낸 것도 한몫했다. 시리즈 첫 권이라 보텐슈타인 반장과 피아의 만남과 이력을 간결하게 처리한 것도 집중도를 높여줬다. 가끔 시리즈를 중간부터 읽게 되면 이 둘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조금은 힘 빠지는 결합이었다. 이혼 후 7년 만에 복직하면서 만났다니 너무 단순하다.

 

첫 사건은 대쪽 같은 성품의 부장검사가 자살한 것이다. 곧이어 한 젊은 여성이 전망대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 젊은 여성이 바로 이 콤비로 하여금 고생 끝에 수많은 사건을 밝혀내고 범인을 찾아내게 만드는 이자벨이다. 처음에는 그냥 자살로 처리하려고 했지만 의심스런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부검을 하니 나트륨 펜토바르비탈이라는 동물 안락사용 독극물에 죽었다. 분명한 타살이다. 이제 보텐슈타인 반장의 팀은 이 살인 사건을 본격적으로 조사한다. 그리고 가장 먼저 남편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들은 정보는 이자벨에 대한 좋지 못한 소문과 정보뿐이다.

 

아내가 죽었을 때 가장 먼저 의심을 받는 인물이 남편이다. 아내가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해명할 알리바이를 제대로 말하지 않는다면 더욱 더. 당연히 수감되고 제1용의자가 된다. 하지만 한 여자가 나타나 그의 알리바이를 증언해준다. 그런데 안나는 폭행을 당한 흔적이 가득하다. 남편에게 맞은 것이다. 사건이 다른 방향으로 살짝 바뀐다. 그녀의 증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와 인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녀가 활약했던 목장의 고객들의 증언도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이자벨은 많은 질투와 시기를 몰고 다니는 여자였다.

 

하나의 사건이 독립적이지 않고 다른 사건과 연결되는 것은 이미 앞부분을 읽을 때 예상했다. 그것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숨겨져 있던 이자벨의 비밀금고를 찾으면서다. 안나가 남편 되링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한 몇 가지는 이 사건이 단순한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하나의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추악한 사건들은 파헤칠수록 여러 가지 사건으로 이어진다. 분야가 다른 사건은 그 분야 전문가에게 넘기면서 보텐슈타인 반장은 그가 가장 알고 싶어하는 이자벨 살인의 범인을 찾아간다.

 

단순히 이자벨 살인범 찾기에 머물렀다면 재미가 덜 했을 것이다. 이 과정에 새로운 사건을 집어넣고 보텐슈타인 반장의 감정을 흔드는 여자를 등장시켜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여자가 제공하는 정보는 순도가 높아 순간적으로 영감에 사로잡히게 만들기도 한다. 아마 그녀가 없었다면 사건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이 과정에 보텐슈타인이 당하는 몇 가지 굴욕적인 장면은 재미있다. 증거와 정황을 좇다가 몇 번의 헛다리 짚는 것을 보면 수사란 이렇게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진행되고 하나의 사건을 통해 다양한 문제와 사건으로 연결시킨 것은 재미있다. 하지만 뭔가를 암시하는 듯하게 말한 상태에서 그냥 그대로 넘어간 부분은 조금 아쉽다. 이자벨에 대한 실체를 수많은 사람들의 증언으로 조각낸 채로 독자에게 그대로 맡겨둔 부분도 그렇다. 독자가 충분히 이자벨을 재구성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죽기 직전에 일어난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왜 그녀가 그렇게 되었는지 알려주지 않는 것도 조금 아쉽다. 피아의 활약이 미미한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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