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보험조사원 디디의 아찔한 사건해결 수첩 - 사라진 헤밍웨이의 원고를 찾아라!
다이앤 길버트 매드슨 지음, 김창규 옮김 / 이덴슬리벨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원제목의 간결함 대신 번역본은 긴 제목을 선택했다. 이런 긴 제목이 시선을 끌기도하지만 다른 독자에게 제목을 제대로 전해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사실 이 제목 때문에 이 책을 선택하는데 주저했었다. 왠지 칫릭이나 가벼운 연애소설 같은 분위기를 풍겼기 때문이다. 아마 부제처럼 나온 ‘사라진 헤밍웨이의 원고를 찾아라!’가 없었다면 그냥 지나갔을 것이다. 책 소개 글을 읽으니 미스터리물이다. 그것도 프랑스 파리의 한 기차역에서 분실했다고 전해지는 그 원고를 둘러싸고 말이다.

미스터리물이라고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물론 이 소설에서 살인은 몇 번 읽어난다. 제목과 주인공의 직업을 생각하면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데 말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살인과 위기가 이어진다. 비록 그것이 앞에 눈에 띄게 깔아놓은 복선에 의해 너무 쉽게 밝혀지지만. 사실 이 소설의 재미는 누가 범인인가? 하는 것보다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소소한 에피소드와 디디의 심리 묘사다. 그리고 그 유명한 헤밍웨이에 대한 적지 않은 정보와 진짜 그 원고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가정이다.

디디는 제목처럼 보험조사원이다. 그녀의 과거는 평탄하지 않다. 첫 연인 데이비드는 갑자기 떠나버렸고, 다른 연인은 죽었다. 이 때 영문학자로서의 그녀의 이력은 끝났다. 덕분에 어쩌면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는 보험조사원이 되었다. 최근에 사귄 남자조차 정확히 알 수 없는 사건으로 사라졌고, 외롭고 쓸쓸한 나날을 보낸다. 이런 그녀에게 친구가 준 연극표는 첫 연인 데이비드와 만나게 만든다. 바로 이 만남이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다. 그가 사라졌던 헤밍웨이의 원고를 가지고 있고, 이 원고를 경매에 붙여 팔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라진 원고를 경매에 붙이면 어마어마한 금액이 된다. 하지만 진짜 원고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가 보여준 몇 장을 본 헤밍웨이 연구가들이 진짜라고 말한다. 전체 원고를 보지 않은 상태지만 경매소와 보험사 모두가 눈독을 들일만 하다. 그런데 이 원고에 대한 회의 도중에 한 전화를 통해 총소리가 들린다. 디디가 달려간다.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데이비드의 시체다. 디디도 범인에게 공격을 받는다. 쓰러진다. 도착한 경찰들이 보기에 그녀는 유력한 용의자다. 집 구석구석에 그녀의 지문이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다. 그녀는 옛 연인과 뜨거운 밤을 보낸 후다.

제1용의자이자 원고에 대한 의뢰를 받은 그녀. 일상 속에서 그녀에게 또 다른 의뢰가 들어온다. 거기에 국세청과의 문제도 있다. 이런 다양한 사건과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과정에 새로운 멋진 남자가 등장한다. 그에 대한 표현을 읽다보면 이 소설이 미스터리보다 오히려 로맨스 소설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밋치에 대한 작가의 표현은 노골적이면서도 직설적인데 실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가식을 벗어던진 심리 표현은 남자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디디의 능력을 높이 산 사람들의 의뢰는 중간중간 재미난 결과를 만들어낸다. 하나의 큰 사건을 뒤쫓는 도중에 과연 이런 사건들도 해결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겼지만 그녀는 능력자다. 탁월한 직관력과 추리력은 의뢰인의 요구 사항을 잘 만족시킨다. 그런데 이번에는 살인사건이다. 그녀조차 살인자의 살해 대상에 올라있다. 몇 번의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 운 좋게 혹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위험을 벗어난다. 거기에서 피어나는 로맨스는 혹시 하는 가능성을 품게 만든다. 어떻게 결말을 지어도 진부할 수 있는데 시리즈를 감안한다면 좋은 선택이다.

화려하거나 반전에 반전을 펼치는 소설이 아니다. 소소한 재미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이루어져 있다.특히 캐릭터가 주는 재미가 강하다. 로맨스와 미스터리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소설에 멈춰 헤밍웨이에 대한 깊이 있는 부분까지 내려가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다. 물론 잘 알지 못했던 사실 한두 가지를 건지기는 했다. 하지만 좀더 헤밍웨이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곳으로 흘러갔다면 어땠을까? 너무 무거워졌을까? 가벼운 미스터리와 피어나는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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