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품격
신노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윌북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전작 <공항의 품격> 이후 다시 아포양이 돌아왔다. 전편보다 더 성장한 아포양 엔도 게이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변함없이 좌충우돌하는 그의 모습은 점점 변해가는 공항의 풍경과 더불어 새로운 삶의 공간인 공항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만든다. 물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여 긴장감과 재밌는 에피소드를 만든다. 모두 여섯 편의 연작으로 이어지는데 전작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이야기와 새로운 이야기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 편씩 읽어도 무리가 없지만 역시 같이 읽을 때 전편에서 이어져 오는 조그만 에피소드들이 소소한 재미를 준다. 

이번 공항 이야기 중에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은 첫 번째 작품인 <테러리스트와 아일랜드>에 등장하는 두 인물에 관한 것이다. 테러리스트는 이름이 닮았다는 이유로 테러리스트 오해를 받은 하마 코고, 아일랜드는 엔도의 OJT를 받는 에다모토다. 물론 가장 중요한 엔도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주인공으로 전체를 이끌어 가는 인물이고, 이 둘은 엔도와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에피소드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특히 에다모토는 전편에 이어서 엔도로 하여금 인사 문제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다. 

하마 코. 약간의 스포이겠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죽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펼치고자 했던 꿈 때문에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일들이다. 약간 사기꾼 기질이 있는 다큐멘터리 작가 반다나 하마 코의 연인이었던 나카진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 둘은 첫 단편 이후 계속 나오면서 하마 코의 꿈과 자신들의 의지를 같이 풀어내는데 이 때문에 알게 모르게 엔도가 고통을 당한다. 물론 이 때문에 생기는 에피소드와 오해와 갈등은 또 다른 재미다. 여기에 엔도를 공항으로 보낸 팀장이 공항 소장으로 발령난 것은 전편에 이어지는 조그만 흥밋거리다. 

직장인의 애환이 담긴 이번 연작에서 점심시간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런치 전쟁>은 무신경한 혹은 제대로 직원들을 파악하지 못한 관리직의 어려움과 애환이 그대로 묻어난다. 당연히 점심시간의 중요함을 대변하는 직원들의 모습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태풍이 불어오면 항공기 결항 등으로 한가할 것이란 예측을 뒤집은 것이 <태풍의 공항>이다. 연착과 지연 출발 등으로 인한 수많은 문의와 빠르게 진행해야 할 일들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항을 찾은 고객과 직원 간의 대립과 화해 등은 긴장감을 불어넣어준다.

<공항 베이비>는 제목에서 예상한 그대로고, <연애하는 공항>은 한류의 새로운 물결을 만나 반가웠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어색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전에 배용준을 패러디해서 드라마 속에 녹여내었던 일드가 생각났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실제 엔도의 연애담이 펼쳐지는 것은 마지막 편인 <나의 스위트 홈>이다. 승객에게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엔도에게 반한 고객이 등장하고, 전편에 이어서 공항 사무실의 위기를 결합한 이 에피소드는 이 소설이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보여준다. 엔도와 공항이란 공간이 어떻게 상승효과를 내는지, 그에게 공항은 어떤 곳인지, 점점 성장하는 엔도의 모습 등이 가장 잘 드러난 단편이다. 

전편의 단순 후일담이 아니라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로 새롭게 포장한 작품이다. 전편의 후일담도 조금 있지만 변화하는 환경과 성장하는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사랑으로 가득하다.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 나의 공항 출국 과정을 떠올렸고, 우리와 다른 풍경과 혹시 엔도 같은 열정과 성실함으로 고객을 대하는 직원이 있었는지 생각해봤다. 결과는 너무 편안하게 출국해서인지 없었다. 전작을 재밌게 읽은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반갑고, 만약 읽지 않았다면 전편을 찾아보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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