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되었습니다 - 모든 미해결 사건이 풀리는 세상,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
박하익 지음 / 노블마인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부제가 모든 미해결 사건이 풀리는 세상이다. 당연히 어떻게 풀릴까 의문이 생긴다. 작가는 이 미해결 사건을 풀어내는 방식으로 죽은 사람이 살아나서 직접 그 살인자를 처단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놀라운 설정이다. 의문이 또 생긴다. 죽임을 당한 사람들이 살아와서 복수한다면 사법 제도나 세상의 살인은 모두 사라지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몇 가지 의문을 품고 읽었는데 몇 가지 제약과 한계를 두면서 교묘하게 이런 문제들을 피해간다. 도입부부터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내놓고 기존의 정보와 다른 현실을 보여주면서 이 바뀐 세계와 범인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든다.

진홍은 성공한 사업가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어머니가 소매치기에게 죽임을 당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 기억은 그 이후 하나의 트라우마가 된다. 이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가 취한 것은 일중독이다. 덕분에 크게 성공했지만 가슴 한 곳이 허전하다. 이런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그에게 누나한테 전화가 온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거실에서 콩나물을 다듬고 있다는 것이다. 집에 가서 확인하니 분명 어머니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자신에게도 생긴 것이다. 살아 돌아온 어머니를 보기 위해 교회 목사와 신도들도 찾아온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머니가 진홍을 죽이기 위해 칼을 들고 달려든다. 다행히 목사의 재빠른 반응과 성경 덕분에 살인을 막게 된다.

죽은 사람들이 살아와서 그들을 죽인 살인자를 심판하는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다. 이 괴이한 현상을 언론에서는 RVP(Resurrected Victims Phenomenon), 살인 피해자 환세현상이라고 부른다. 진홍의 사건은 한국에서 벌어진 일곱 번째 RVP다. 지금까지 벌어진 사건의 경우를 보게 되면 살아 돌아온 사람의 공격 대상은 미해결 사건의 진범이다. 그렇다면 진홍이 실제 이 사건의 막후라는 의미인데 이상하다. 지금까지 살아온 그의 행적을 보면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단순히 RVP만 감안하면 분명하게 진범인데 미묘한 현실이 의문을 더욱 짙게 만든다. 이 의문은 이 소설을 끌고 가는 중요한 하나의 줄기가 된다.

진홍이 진범이냐가 하나의 줄기라면 왜 이런 괴이한 현상이 생겼을까 하는 의문이 또 다른 줄기다. 초자연적 현상인데 판타지의 그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자마자 한 천재 과학자의 연구결과물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생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연속해서 이어지는데 작가는 이것을 마지막 장면에서 한방에 날려버린다. 사실 처음에 이 장면을 읽으면서 불만이 많았다. 억지스럽고 다른 영화나 소설에서 본 장면과 겹쳐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작가가 설정한 세계와 진행이 진한 여운으로 다가왔다. 중반 이후 빠지기 시작한 힘이 단숨에 불타오른 것이다.

죽은 사람이 살아와서 복수한다는 것은 고전 괴담에서 자주 본 것이다. 소설 속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과연 이 죽은 사람들이 되살아나 살인하는 것을 반갑게 받아들일까와 이 살인은 정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 미묘하고 중요한 논쟁을 작가는 더 진행하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데 사실 이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좀더 깊고 다양하게 살인과 복수의 상관관계를 다룰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더 나간다면 사형제도와 살인과의 관계도 다룰 수 있다. 물론 이 부분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깊은 사고와 다양한 논쟁과 통찰을 통해 풀어내었다면 현재보다 월등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많지 않은 분량에 가독성이 좋다. 단숨에 읽히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의문을 계속 가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중반 이후 약간의 진부한 혹은 비슷한 진행으로 집중도가 떨어진다. 누가 범인인가 하는 의문을 계속 품게 만들지만 새로운 사실과 진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괴이한 현상들이 약간의 무리수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이 이 진부한 진행 속에 반전을 만들고 이어질 이야기를 생각하면 이 진부한 듯한 설정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이 부분이 이 소설이 담고 있는 거대한 담론과 더불어 힘을 발휘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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