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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녀를 위한 아르바이트 탐정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3
오사와 아리마사 지음, 손진성 옮김 / 비채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오사와 아리마사를 처음 만난 것은 그 유명한 신주쿠 상어 시리즈다. 첫 권을 읽고 어! 하고 생각했고, 다음 권 <독원숭이>를 읽고 아! 하고 감탄했다. 그 이후 출간된 책을 모두 찾아서 읽었고 소장했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사메지마 형사인데 지금 다시 읽는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완전히 반했다. 그 당시 나의 상황이나 생각들이 고독하게 싸우는 그와 잘 맞지 않나 생각한다. 이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소설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가볍고 경쾌하고 유머러스하다.
아르바이트 탐정 시리즈 제3탄이면서 첫 장편이다. 신주쿠 상어 시리즈와 함께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아직 신주쿠 상어 시리즈 2권이 재간되지 않은 상태라 이 시리즈도 어디까지 나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고3이면서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 사이키의 활약을 더 보고 싶다. 그가 의뢰를 수락하면서 내건 조건이 과연 이루어졌는지도 궁금하다. 또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지금 생각하면 이 작품에서 한때 소년 스파이들이 활약을 펼쳤던 할리우드 영화의 흔적이 살짝 보인다.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평범해 보이는 고3 사이키 류는 불량해 보이는 아버지와 함께 산다. 아버지의 직업은 탐정이다. 그가 볼 때 뭐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데 가끔 정부의 일을 한다. 고3 수험생으로 대학을 어떻게 갈까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아버지에게 한 의뢰가 들어온다. 그것은 라일 왕국의 왕녀를 보호하라는 것이다. 왕녀의 아버지가 현재 위독한 상태고, 남자 형제가 없는 상태라 그녀가 여왕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정적들은 그녀를 암살하려고 한다. 그녀의 방문을 공식적으로 처리하길 꺼리지만 혹시 무슨 일이 생긴다면 외교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정부가 사이키 인베스티게이션에 의뢰한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미오다. 그녀가 일본으로 온 것은 유학하기 전 사전답사 때문이다. 왜 일본이냐고? 그것은 그녀의 어머니가 일본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쉬울 것 같은 경호인데 공항에서 만나는 첫날부터 암살사건이 생긴다. 이 사건에 놀란 사이키 부자는 공주 일행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모신다. 그곳은 바로 러브호텔이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장소이자 창문이 없어 저격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첩보를 통해 흘러나오는 암살자 정보는 이 경호가 험난할 것임을 암시한다. 암살자는 저격수와 폭탄마 등이다.
대입을 앞둔 고3 수험생 류와 유학 목적으로 일본을 방문한 미오 공주, 뭔가 처음부터 끈끈한 로맨스의 분위기가 풍긴다. 어떤 장면에서는 <로마의 휴일>과도 같다. 하지만 이 둘의 연애는 목숨을 내걸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조금만 방심하면 저격수의 총알이 날아오고, 폭탄마의 폭탄이 폭발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이 둘의 감정은 조용히 타올라 은근하게 뜨거워지고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불탄다. 비록 신분의 차이는 있지만. 이 소설에서 두 청춘의 로맨스를 지켜보는 재미가 솔솔한데 과연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게 만든다.
고3 류의 경험이나 실력이 분명 한계를 보여준다. 이것을 채워주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아버지다. 불량한 중년인 아버지가 보여주는 놀라운 능력은 그의 과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 부자 탐정 콤비가 보여주는 활약은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지 모르지만 계속 기대하게 만든다. 분명 숨겨지고 감춰진 비밀이 다른 이야기 속에서 풀려나올 텐데 과연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부자 액션의 절정을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은 007시리즈의 한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소설이 지향하는 바가 어딘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미스터리물로 읽기에는 너무 뻔하지만 액션스릴러물로 읽기에는 부담이 없다. 다시 드는 생각 하나. 과연 사이키 부자의 활약을 어디까지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