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 사무라이 5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마츠모토 타이요 이름에 관심을 가진 것이 오래된 데 비해 보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본 만화도 많지 않다. 그 유명한 <철근 콘크리트>나 <핑퐁>도 아직 보지 않았다. 사실 언제 읽을지 모르겠다. (나중의 즐거움을 위해 남겨놓았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이름에 비해 읽은 작품이 너무 없다. 하지만 최근에 나오고 있는 이 <죽도 사무라이> 시리즈는 나오는 족족 본다. 아마도 1권의 강렬한 인상이 지금도 작용하고 있는 모양이다. 보통 나의 만화 읽기는 단편이 아닌 경우 완결이 되면 한꺼번에 읽거나 일정한 권수가 출간된 후 읽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본 방침이 깨어졌다. 그 옛날 대본소 만화 이후 거의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세노 소이치로의 글선생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하지만 곧바로 인간백정 키쿠치의 이야기로 바뀐다. 이 둘은 비슷하지만 다른 길을 가는 무사다. 키쿠치가 자신의 검술을 살인과 금전으로 바꿨다면 소이치로는 자신이 가진 살기를 억누르면서 산다. 이 차이가 둘의 실력을 떠나 삶의 여유를 돌아보게 한다. 키쿠치가 자신의 순수함과 순진함을 살기로 발전시킨 반면 소이치로는 순수함과 순진함을 호기심으로 변화시킨다. 삶을 파괴할 것으로 보는 사람과 배우면서 긍정하려는 사람의 차이다. 이번 권에서 키쿠치의 순수함과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는데 상당히 예외적이다. 바로 다른 살인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인간백정 키쿠치의 감옥 생활과 탈옥과 그 후의 행적의 다루면서 그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면 세이치로의 삶은 늘 신선함 그 자체다. 그가 내려놓은 살기는 검을 쥐는 순간 바뀐다. 하지만 결코 진검을 쥐지 않음으로써 살인을 방지하게 된다. 첫 이야기에서 그가 지닌 순수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은 그것이 우연이라고 해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 순수함과 호기가 아이들을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또 그가 산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부분에선 과거 삶의 한 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뭐 앞 권에서 이미 그의 비밀이 조금 밝혀졌지만 그래도 아직 낯설고 궁금한 부분이 많다.

이번 권에서는 다음 권에 펼쳐질 두 검사의 전조를 담고 있다. 소이치로와 키쿠치가 과연 어떤 방식으로 부딪히고 검을 겨눌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인간백정 키쿠치의 위협을 생각하면 소이치로가 과연 진검을 쥐게 될지도 의문이다. 피 비린내 나는 마을을 떠나겠다고 말한 검둥개의 대사는 어느 정도 키쿠치의 활약을 암시하고, 극도로 치안이 불안정한 그 마을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하지만 왠지 안심이 된다. 그것은 소이치로 때문이다. 검을 쥐는 순간 검귀로 변하지만 아이들과 같은 순수함을 그대로 품고 살아가는 그가 있다. 그에 대한 믿음이 이 피 비린내를 지워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 과한 기대일까? 한권씩 나오는 이 만화를 기다리는 것이 즐거운 동시에 너무나도 잔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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