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유령들 펠릭스 캐스터 3
마이크 캐리 지음, 김양희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펠릭스 캐스터 시리즈 3권이다. 저자 소개글을 보면 총 6권으로 마무리될 모양이다. 현재 5권까지 출간되었고, 올해 중에 마지막 권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도 내년 말 정도면 마지막 이야기가 번역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해본다. 책 표지가 무지개 색으로 나온다고 한 것을 생각하면 7권으로 끝내주었으면 하지만 작가가 이런 것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번 제목을 보고 유령들이 되살아나 더욱 혼란스러운 세상을 그려내면서 더 큰 규모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도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작가의 치밀한 구성과 전개를 생각하면 조금은 터무니없는 상상이다.

동료 퇴마사 존 기팅스의 장례식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엄숙해야 할 장례식에 한 변호사가 끼어들면서 조그만 소동이 발생한다. 그것은 기팅스가 죽기 전에 화장해달고 유언했다는 것이다. 존의 아내 칼라는 말년의 그가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었기에 그것은 고인의 올바른 의도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일단 장례식이 마무리되지만 캐스터가 그 집을 찾아갔을 때 폴터가이스트가 된 존을 마주하게 된다. 퇴마술로 그를 잠재우지만 그가 자살하기 전에 한 이상한 행동에 의문을 가진다. 칼라는 이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화장에 대해서는 펠릭스에게 위임한다. 

잰 헌터라는 여자가 의뢰인으로 찾아온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강간 살인 혐의로 감옥에 갇혔다고 한다. 모든 상황이나 정황 증거가 남편이 범인임을 가르키는데 한 통의 전화가 이 모든 것을 부정하게 만든다. 그것은 40년 전에 죽은 여자가 실질적인 범인이라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증거로 사체에 남겨진 상처가 40년 전 미국의 연쇄살인자였던 미리엄의 독특한 표식이었다는 것이다. 그후 벌어진 몇 건의 살인사건도 이와 비슷한 상처를 남겨놓았는데 모두 미리엄이 죽은 후 저지른 범죄라고 주장한다. 일반 미스터리 소설이라면 누군가의 모방범죄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소설은 그것이 가능한 판타지 소설이다. 바로 여기서 새로운 가능성과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그냥 평범한 자살사건 같았던 것이 복잡하게 엮이기 시작하는 것은 존이 남긴 유물 속에 나온 메모 때문이다. 변호사를 만나 화장에 동의하고 진행하지만 왠지 모를 찜찜함이 남아 있다. 여기에 잰의 의뢰 속에 조그만 허점이 보인다. 잰의 남편 더그가 희생자 바너드와 성관계를 맺었고, 몸에 정액을 남겨놓아 같이 있었다는 상황 증거를 만들지만 가장 중요한 살인무기 장도리가 사라진 것이다. 그가 온몸에 피를 묻히고 거리를 방황하다 잡혔을 때도 그것은 없었다. 또 살인이 있던 시간에 그 방에 두 사람 외에 다른 목소리를 들었다는 청소부의 증언도 있다. 가장 쉬운 것은 빙의에 의한 살인인데 소명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 반가운 인물이 엮여 있다. 그 중 한 명은 전작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형사 콜드우드고, 다른 한 명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몽마 줄리엣이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것 같은 두 사건이 각각 이야기의 축으로 작용하는 와중에 전편에 나온 악마주의 무리가 그를 공격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죽을 수 있을 정도다. 틴휘슬로 뛰어난 퇴마 실력을 보여주는 그지만 육체적인 능력은 사실 조금 평범하다. 그가 상대해야 하는 적들 중에 루가루나 악마 계열도 있는데 제대로 준비하지 않거나 조금만 방심해도 그들에 의해 한조각한조각 찢어질 수 있다. 물론 이런 적들과의 싸움이 긴장감과 흥미로움과 즐거움을 많이 주지만 말이다. 이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적들과의 싸움과 기존 등장인물의 재활용과 새로운 적의 등장으로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판타지의 외피를 입은 추리소설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영국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국까지 간다. 바너드 살인사건에 미리엄이 연관되어 있기에 단순한 책 속 이야기에만 의존해서는 그 실체를 잡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생각은 맞았다. 미리엄이 자란 마을을 방문하고, 그곳 신문기자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녀의 동생과의 만남이다. 이 만남을 통해 미스터리의 한 부분을 벗겨내게 된다. 그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앞으로 자주 캐스터가 해외로 나가는 것은 아닐까 기대하는 것이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캐스터가 점점 더 많은 고생을 한다는 것이다. 줄리엣의 비중도 점점 많아지는데 개인적으로 반가운 일이다. 600쪽이 넘는 분량 속에 다양한 인물들을 전편부터 이어서 풀어내는 동시에 새로운 이야기로 전체적인 틀을 짜는 그의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그냥 스쳐지나가도 될 부분이 혹시 다음 이야기에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를 품게 한다.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만나는 지점에서 의문이 하나씩 풀리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의문과 비밀이 숨겨져 있다. 중간중간 보여주는 액션으로 지루함을 들어낸다면 유령이나 악마의 등장은 또 어떤 존재가 등장할까 기대하게 만든다. 여기에 미스터리 구조로 이야기를 이끌고 풀어내는데 언제나 힘겹게 사건을 해결하는 하드보일드 방식으로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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