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룸
크리스 무니 지음, 이미정 옮김 / 리버스맵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첫 장면부터 액션으로 시작한다. 특수기동대의 다비 맥코믹은 마약 카르텔을 위해 돈세탁을 한 플린을 잡기 위해 출동한다. 그는 인질을 붙잡고 있다. 다비는 카르텔로부터 그를 보호해주겠다고 외친다. 하지만 공포에 사로잡힌 그가 그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다비는 플린을 암살하려는 시도를 멋지게 막아낸다. 그런데 이 장면은 가상의 상황을 연출한 훈련이다. 특수기동대의 힘들고 과격한 훈련을 통해 다비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사전 설정이기도 하다. 

다비는 경찰청 실험실의 반장이다. 그녀가 훈련을 마쳤을 때 그녀의 고향 마을인 벨햄의 마샬 가 주택침입사건 발생 소식이 들어온다. 부엌 의자에 묶인 채로 엄마와 아들이 발견되었고, 엄마는 죽었다. 현장은 유혈이 낭자하다. 현장에 도착한 그녀가 가장 먼저 듣는 이야기는 자신을 둘러싼 남성 경찰들의 음담패설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영화로 만들 때 케이트 베켄세일이 이 역할을 맡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재미난 한 컷이 나올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의 모습은 이런 조그마한 일들을 잊게 만들 정도다. 

현장에서 발견된 단서를 좇아 집 뒤로 가는데 핸드폰 소리가 들린다. 집안의 피를 생각하면 다른 시체가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들린 것이다. 핸드폰을 찾아가는데 총알이 날아온다. 섬광탄이 터지고 의문의 사나이들은 시체 등을 끌고 사라진다. 힘겹게 그들을 좇아가지만 놓치고 만다. 그녀도 현장의 경찰들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사건 후 피해자의 아들이 그녀의 아버지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녀의 아버지는 빅 레드로 불렸던 경찰이다. 하지만 순찰 중 총을 맞고 과다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졌고, 결국 죽었다. 그녀는 피해자 소년을 만나러 병원으로 달려간다.

소년은 엄마가 죽는 모습을 보았다. 소년은 극도의 불안감과 불신감에 휩싸여 있다. 오직 죽은 그녀의 아버지 빅 레드와 이야기하겠다고 말한다. 빅 레드의 딸임을 증명하면서 소년과 이야기를 시작한다. 죽은 엄마와 어떻게 살았는지, 그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의 본명이 무엇인지 등을 말한다. 그리고 더 큰 비밀을 말하려는 순간 연방수사관이 소년을 데리고 가려고 나타난다. 그녀가 그를 몰아내고 다시 소년과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소년을 총을 꺼내어 자살을 시도한다. 얼마나 많은 공포와 두려움이 있었기에 이런 행동을 한 것일까 의문이 생긴다. 이 사건은 이렇게 많은 의문과 액션으로 강하게 시작한다.

다비가 이야기의 한 축을 형성한다면 다른 쪽에선 5년 전 남편을 잃은 제이미 루소가 등장한다. 그녀는 전직 경찰이고, 소년처럼 남편과 아이들의 죽음을 목격했다. 그녀 자신도 총을 맞았지만 운 좋게 살아남았다. 복수를 꿈꾸며 살아가던 그녀가 자신에게 총을 쏜 남자를 발견하고 미행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다 소년과 엄마가 묶인 것을 보고, 집으로 돌격하여 범인들 중 한 명을 죽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소년의 엄마를 구하지는 못한다. 범인 중 한 명을 납치해 다른 동료들의 정체를 밝히려고 하지만 그는 죽는다. 그의 핸드폰을 통해 다른 단서를 따라간다. 그녀는 예상하지 못한 살인을 하는데 이것을 통해 다비가 과거 속 사건의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만든다. 한 마을을 통째로 지배하고, 군림하고, 공포로 침묵하게 만들었던 인물들에게 말이다.

다비는 CSI 시리즈의 반장들 같은 인물이다. 그들처럼 감식반 반장이고, 그들 이상으로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자 제임스 본드란 말을 들을 정도다. 그녀의 활약은 치밀한 조사나 추리에 힘입은 것보다 액션에서 더 빛을 발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인정사정 볼 것 없는 대활약과 액션은 그래서 더 강한 인상을 준다. 멋진 여성 주인공이 한 명 더 등장한 것이다. 시리즈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설정한 상황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거침없는 살인과 공포와 두려움이 지배하는 마을 속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엔 더욱 그렇다. 영화 속 장면을 연상시키는 상황이나 모습이 많이 나온다. 의도적으로 영화를 의식한 것이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감독을 만나면 재미있고 멋진 영화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소설의 완성도에서 조금 부족하다. 소설 앞부분에 공포의 대상을 죽인 것은 좋았지만 이어서 등장하는 배후세력이나 부패세력이 너무 도식적이기 때문이다. 심리적 긴장감을 불러올 장치가 거의 없는 것과 너무 거침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잘 읽히고 통쾌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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