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 살인사건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3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전작에서 멋지게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연인 잭과 함께 여행을 떠난 그녀에게 한 통의 전보가 온다. 소피가 위급하다는 전보다. 두 연인의 아름다운 사랑이 결실을 맺으려는 순간에 온 이 전보는 오히려 둘의 관계를 위태롭게 만든다. 그것은 소피의 상태가 정상이고, 이 둘의 아름다운 여행이 글래디 골드의 조그마한 마음 씀씀이 때문에 깨어졌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두 노 연인의 사랑을 정말 애타게 만든다. 그리고 또 다른 연인들의 헤어짐은 살인사건이 개입되어 있다. 다만 피해 여성들이 너무 나이가 많다는 점에서 사고사로 판정이 나지만 말이다.

연쇄살인범 필립 스마이스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노신사다. 그가 실버타운에 등장하면 홀로 사는 노부인들의 열정이 불탄다. 그의 사랑을 갈구하고, 노골적인 시선을 던진다. 이런 행동은 그의 숨겨진 정체를 모르기 때문이지만 그만큼 매력 있기 때문이다. 그의 연쇄 살인에 그 누구도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머니 에스더의 죽음을 이상하게 생각한 아들 앨빈 퍼거슨이 우리의 멋진 노부인 탐정단에게 이 사건을 의뢰한다. 진실을 알고 싶다고 하면서 말이다. 물론 95세의 시어머니가 죽은 것에 조금도 관심이 없는 아내의 반대를 뿌리치고 말이다. 

사건 의뢰를 받고 용의자를 조사해야 하는데 그가 돌아다니며 머무는 실버타운이 보통 비싼 곳이 아니다. 그녀가 머무는 실버타운처럼 정이 넘치는 곳은 아니지만 그 화려함은 노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제 필립 스마이스가 머물 예정인 윌밍턴 하우스로 잠입해야 한다. 의뢰자의 허락만으로 부족한 것이 이런 곳의 특징이다. 가십을 무기로 조용히 머물면서 용의자를 조사하겠다는 조건으로 그녀들의 입주가 허락된다. 이 멋진 곳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그녀 친구들의 바람은 동생 애비의 차지가 된다. 

이번 작품은 전작 같은 할머니들의 활약이 조금 부족하다. 잠입한 곳 특성상 그녀들이 직접 현장에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들의 외곽 지원과 이어지는 변태 사건과 여기저기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이 소소한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거기에 애비는 필립 스마이스와 진짜 사랑에 빠진다. 오랫동안 억눌러져 있던 감정이 치명적 매력을 가진 그의 등장으로 폭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자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틈이 생긴다. 하지만 애비는 인생에서 최고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위험한 인물 탓에 글래디 골드는 불안함이 가중된다. 빨리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또 생긴 것이다.

노년의 로맨스가 이번에도 펼쳐진다. 이 사랑은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그런데 이 살인으로 살인자가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이 없다. 유산을 얻는 것도 아니고, 어떤 원한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현실에서 그를 의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할머니 탐정단은 보통의 탐정들이 아니다. 그녀들의 다양한 경험과 직관은 알게 모르게 사건을 해결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바로 이런 점이 이 소설을 재미있게 만든다. 그리고 언제 어떤 일이 생겨도 이상할 것이 없는 노년의 불안함과 그들의 숨겨진 열정들이 잘 버물려져서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두려움과 외로움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바로 이런 감정과 심리들이 살인자에게 이용되는 것이다.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 진행 속에서 알싸한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연쇄살인이 벌어진다고 느낀다. 아마 그녀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설정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개성 강한 노부인들의 활약과 세밀한 심리 묘사는 드러난 범인을 쫓는 그 이상의 재미를 준다. 사실에 점점 접근하고, 그 속에 드러난 위협이 현실로 드러날 때 멋진 액션은 없지만 그녀들은 다른 힘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이 또한 이 소설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그리고 이번엔 변태의 정체가 밝혀지고, 이 사건이 이상하게 풀리면서 머릿속에서 즐겁고 재미난 상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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