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부터 한 번 읽고 싶은 책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손에 들어온 <중세의 가을>도 읽어야지 생각만하고 읽지 않고 있다. 소설에 집중하는 독서 습관을 조금은 고쳐보자는 마음에서 평소에 관심이 있던 놀이를 다룬 이 책을 들었다.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했는데 역시다. 하나하나 예를 든 부분을 읽으면 쉽게 다가오는데 전체적인 부분으로 흘러가면 전체 구도가 파악되지 않는다. 책 읽는 방법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저자의 생각들과 제대로 같이 놀지 못한 탓인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의 목적은 ‘여러 문화 현상들 중에서 놀이가 차지하는 지위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문화가 어느 정도까지 놀이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탐구하려는 것’이고, ‘놀이의 개념을 문화의 개념과 통합시키려는 것’이다.(21쪽) 그래서 용어도 문화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역사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저자의 전공 분야들인데 그 연구 결과들을 읽으면서 방대한 지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각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놀이와 함께 풀어내는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놀이는 문화보다 더 오래된 것이다’란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그 본질과 의리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놀이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말하고, 놀이 속에 있는 진지함을 말한다. 진지함과 놀이가 서로 반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놀이를 하면서 우리가 진지해지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놀이가 자발적 행위이자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는 점과 놀이가 경쟁 혹은 재현이란 말에서 그 의미를 더욱 폭 넓게 이해하게 된다. 특히 의례 부분과의 연관성은 우리 문화 예식들이 놀이의 영향으로 어떤 식으로 재현했는지 가장 잘 드러내어준다. 앞에 나온 개념들이 이 속에서 많은 부분 담고 있음을 또한 알게 된다.

언어에서 놀이의 개념을 찾는데 이 과정은 문화인류학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경기를 놀이와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풀어내면서 놀이의 한 속성을 설명한다. 이때부터 놀이와 다양한 의미들이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하나씩 풀어낸다. 그 처음이 법률이고, 전쟁, 인식(지식), 시, 신화창조, 철학, 예술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모든 것들 속에 놀이가 담겨 있다니 예전에는 그냥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저자의 설명을 읽다보면 약간 과장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들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현대로 오면서 진정한 놀이가 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화된 스포츠 등이다. 이것은 ‘진정한 놀이가 되려면 어른이 동심으로 돌아가 놀이하는 그런 게임이 되어야 한다.’(376쪽) 말처럼 놀이 자체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흔히 모든 일의 최고 경지는 즐기는 것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바로 우리가 하는 수많은 일들이 바로 놀이에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멋대로 추측해본다. 강한 몰입으로 그 일에 빠질 때 넘쳐흐르는 행복감과 즐거움을 생각하면 놀이가 주는 강력한 힘을 알 수 있다. 

사실 한 번 읽고 이 책을 다 이해하기는 무리다. 분명히 나의 오독도 존재한다. 텍스트 속에 깔려 있는 생각들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면서 읽다보니 이해도의 깊이가 부족하다. 언어, 문화, 역사 등을 통해 놀이를 풀어내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그 의미 하나하나가 결코 쉽지 않다. 어느 정도는 이 책에 대한 해설서가 필요할 것 같다. 분명하게 안 것 하나는 놀이가 문명에 끼친 영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문화를 보는 새로운 시선 하나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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