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비스데이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모두 다섯 편이 실린 단편 소설집이다. 장르를 구분한다면 현대판 판타지에 가깝다. 전작에서 음울한 분위기를 도시 판타지를 보여주었는데 이번에 좀더 밝은 모습이다. 각각 다른 분위기를 풍기면서 빠르게 읽힌다.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은 행운이나 행복을 연상시킨다. 약간 섬뜩할 수도 있는 곳에서 웃음이 나오고, 하나의 가정이 섬뜩함을 불러오고, 성장한다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오늘은 서비스데이>는 한 중년 직장인 쓰루가사키 이야기다. 그의 삶은 정말 평범하다. 자기 집을 가지기 위해 출근 2시간 반이 걸리는 곳으로 갔고, 부하직원의 업무보고에 대해서는 그의 선배들처럼 안이하게 대처한다. 가족에겐 사랑을 받지 못하고, 직장에선 존재감 자체가 없다. 이런 그에게 신이 인간에게 평생 한 번 준다는 서비스데이가 온다. 이 날은 그가 바라는 모든 소원을 이루어준다. 가족도 직장 부하도 모두 그에게 공손하게 대한다. 그런데 그가 우연히 내뱉은 한 마디 때문에 비행기가 추락한다. 승객 모두가 죽는다. 그는 이 사실을 되돌리길 바란다. 그에 곁에 있던 천사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한다. 과연 그의 바람은 이루어질까? 

<도쿄 행복 클럽>은 섬뜩한 마무리가 상상력을 극대화시킨다. 주인공은 작가인데 그가 쓴 에세이 한 편 때문에 이 괴상한 클럽에 가게 된다. 그것은 직장 다닐 때 있었던 조그마한 에피소드다. 이것을 기억하는 한 호스티스 때문에 그 모임에 간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놀랍게도 죽음과 관련된 증거나 현장에서 발견된 물품을 내놓고 품평회를 하는 것이다. 괴상한 취미로 치부하면 간단한 일이지만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내는 추리는 왠지 모르게 사실일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만약 손 하나가 집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이것을 소재로 쓴 것이 <창공 괴담>이다. 유령을 만져 본 적 있는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하여 과거로 간다. 화자가 아르바이트하던 곳에서 친해진 구사카베와 이야기 하던 중 유령이야기가 나온다. 구사카베가 유령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다. 혹시 하는 마음에 그 집에 가는데 손만 남은 유령이 정말 있다. 예전에 본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 바로 떠올랐지만 이야기는 그것과 다르게 진행된다. 얼치기 심령전문가가 모두 퇴마를 요청하지만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손은 구사카베의 삶에 많은 도움을 준다. 과연 손의 정체는 무엇이고, 구사카베의 삶에서 몰아낼 수 있을까? 보는 중에 몇 번이나 빙그레 웃었다.

<기합 입문>은 한 소년의 성장을 다룬 에피소드다. 가재 낚시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이 생긴다. 어린 아이가 가재를 잡아 형이나 주변사람에게 자랑하려다 실패한다. 그러다 기합이 주는 의미를 깨닫고, 야구를 할 때 저지른 잘못도 알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과정을 경쾌하고 즐겁게 보여준다. 소년의 치기어린 행동과 심리묘사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푸르른 강가에서>는 자살을 시도한 한 여자를 등장시켜 인생의 가능성을 말한다. 현실에 절망을 느끼고 죽음을 선택한 그녀에게 삼도천을 건너는 뱃사공이 묘한 충동질을 한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포기한 미래의 모습이다. 물론 이것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녀의 지속적인 노력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흔히 말하는 죽을 각오로 노력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말을 연상시킨다. 현실에서 모두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노력의 결실은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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