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루프의 사랑 무한카논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무한 카논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이 3부작을 위해 작가는 7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아직 앞의 두 작품을 읽지 않았다. 분량을 보면 이번 작품이 가장 짧다. 작가의 글을 보니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한다. 아니 친절하게도 여섯 가지 조합을 말하면서 각 작품의 독립성과 관련성을 설명하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가오루의 사랑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아직 모두 읽지 않아 그 재미를 완전히 누리지는 못했다. 

3부작을 모두 읽지 않아서인지 정확한 윤곽이 잡히지는 않지만 단숨에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가오루가 홋카이도 북쪽의 변방 섬으로 간 이유를 모른 상태로 읽다보니 처음엔 약간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곧 그 이유가 나온다. 그것은 영토 분쟁 중인 이투루프 섬에 일 년을 살게 되면 정치적 이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안한 사람이 친구이자 정치인인 이노다. 춥고 낯설고 회색으로 가득한 이 섬으로 온 목적은 그가 사랑했던 여자 후지코 때문이다. 그녀는 천황의 여자다. 일본에선 절대 사랑하면 안 되는 여자다. 일본 국민의 원망과 증오를 희석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

이 섬에서 경험하는 것은 원래의 목적과 다르다. 일부 사람들이 그를 일본의 스파이로 생각하지만 일상 삶에서 그런 흔적은 전혀 없다. 이 의심은 사라지고 섬사람들과 점점 가까워진다. 이런 관계 속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섬으로 건너오기 전에 만난 니나다. 그녀의 어머니 마리아 그레고리에브나는 샤먼이자 미래를 볼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 때문에 섬사람들에게 배척당하고, 증오와 질시의 대상이 된다. 마리아의 능력은 자식들에게로 이어진다. 하지만 니나는 그 능력을 거부하면서 사라졌다. 남동생 코스챠만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야기는 가오루의 사랑에서 니나의 사랑으로 옮겨간다.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들은 모두 죽었다. 그 아픈 과거가 나오고, 초능력을 가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보여준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면 샤먼으로 미래를 볼 수 있고, 그것을 물리치면 평범한 사람이 된다. 이것은 우리의 무당 신내림과 비슷하다. 다만 그 능력을 운명과 결부시키고 더 강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투루프의 환경을 황천에 비유하면서 죽음과 부활을 위한 공간으로 표현한다. 이 속엔 유명한 가수였던 과거와 발기불능의 현실을 담고 있는 동시에 재생의 대지임을 보여준다. 비록 완전한 부활은 아니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이투루프의 풍경이 먼저 다가왔다. 예전에 본 황량하고 거친 동토의 대지가 떠올랐다. 이 척박하고 힘든 환경 속에서 가오루가 만난 사람들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물론 니나의 가족은 다르다. 그것은 니나의 가족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돌아보고, 사랑을 되돌아보고,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앞의 두 편이 궁금해졌다. 어떤 이유로 결별하고, 왜 그렇게 위협을 받는지, 그들의 사랑은 이제 사라졌는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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