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텍의 비밀
폴 크리스토퍼 지음, 민시현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전작 <렘브란트의 유령>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선택했다. 전작도 부족한 점이 눈에 많이 들어왔지만 속도감 있게 읽혔기에 머리 식히려는 의도로 선택한 것이다. 전작처럼 이번 소설도 빠르게 잘 읽힌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용두사미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한 권으로 마무리하려고 하면서 벌려놓은 많은 이야기들이 급하게 끝났다. 사실 중반까지는 전작보다 오히려 더 탄탄하게 나아갔다. 그런데 마무리 부분에 와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너무 허술하게 끝나 많은 아쉬움을 준다.  

 

 이번 탐험의 대상은 그 유명한 학살자였던 코르테스의 유산이다. 기존에 몰랐던지 아니면 작가의 새로운 주장인지는 모르지만 코르테스가 스페인 왕가로부터 견제를 받고, 종교재판의 공포에 시달렸다는 사실은 이 소설에서 중요한 소재다. 이야기는 코르테스의 유물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코덱스가 배의 난파 속에 사라지는 것과 쿠바 사태 속에서 미군 폭격기가 갑자기 몰아친 태풍 속에서 추락하는 과거로부터 시작한다. 얼핏 보기에 이 두 사건은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뒤에 가면서 이 둘은 연결되고, 이 연결점이 세밀하고 강하게 부각되지 못하면서 힘을 잃는다.  

 

 전작에서 콤비가 된 두 연인 핀 라이언과 빌리가 기록물보관소에서 16세기에 사라진 코덱스의 존재를 발견한다. 이 존재를 좇아 긴 여행을 하고, 이런 이들을 뒤좇는 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바티칸 내부에 존재하는 흑기사단이다. 그리고 다른 한 편에선 나치의 후손이자 정보상인인 케슬러와 이 두 연인이 찾아가는 곳에 존재하는 악당 마약왕 구즈만과 제약회사 회장 부자와 쿠바에서 잠수함을 운행하는 크루즈가 있다. 이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충돌하고, 문제를 일으키고, 소설의 재미를 만들어낸다.  

 

 이야기는 많은 등장인물이 나와 조금 산만한 느낌도 있다. 중심에서 모든 사연을 연결하고, 모험을 겪고, 긴장감을 불러와야 하는데 이 부분들이 많이 부족하다. 핀과 빌리의 모험이 긴장감도 없고, 전체를 끌고 나간다는 느낌도 주지 못한다. 제약회사 회장인 노블 부자나 흑기사단이 이 둘을 바짝 좇아가면서 긴박감도 만들고, 찾고자 하는 보물의 가치도 어느 정도 높여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거의 없다. 오히려 뒤로 가면서 보물은 뒤로 밀려나고, 다른 것들이 더 중요해진다. 이렇게 되면서 앞에 깔아둔 것들이 힘을 잃는다. 물론 과거 속에 단서를 배치해두기는 했다. 그런데 작가는 이 부분도 너무 허술하게 마무리한다.  

 책을 덮고 난 후 마지막 장면을 다시 생각해본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하고 말이다. 분명 이 작가는 이야기를 만들고, 풀어내는데 재주가 있다. 역사와 정보를 녹여내는 실력도 어느 정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짜임새나 마무리를 생각하면 안타깝다. 차라리 전작처럼 할리우드식 마무리를 지향하면서 좀더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면 더 재미있고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아니면 2권 분량으로 만들었다면 멋진 모험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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