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언자 4 - 오드 토머스와 흰 옷의 소녀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R. 쿤츠 지음, 김효설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살인예언자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앞의 세 작품을 읽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번 소설을 읽는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앞에 펼쳐진 이야기들이 어떤 것일까 하는 호기심을 키워놓았을 뿐이다.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꿈꾸고, 이것이 현실에 벌어질 사건을 막아내려는 오드의 노력을 중심으로 간결하면서 유머 있게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주저 없는 살인은 또 다른 매력이자 재미이기도 하다.   

 

 이번 소설을 읽기 전 오드의 나이가 좀더 들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리즈 첫 권의 책 소개에서 받은 선입견과 이전에 읽은 그의 작품 속 주인공의 나이가 그대로 적용되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스물하나다. 그런데 이번 소설이 네 번째인 것을 생각하면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이 시리즈가 7권까지 이어질 예정이라니 과연 몇 살까지 그의 고난이 계속될까? 시리즈 3이 불과 16주 전이란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이런 행복한(?) 고민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엔 흰 옷의 소녀가 새롭게 등장하여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 예정이 아닌가!  

 

 오드는 뛰어난 요리사다. 그의 실력을 알아챈 왕년의 유명 배우 허치슨 씨가 그를 요리사로 고용한다. 이 집에서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새벽 바다에 시뻘건 파도가 일고 무시무시한 불빛이 번쩍이는 악몽을 두 번이나 꾼다. 그의 말대로 보통사람이라면 그냥 악몽일 뿐이다. 하지만 그에게 이런 꿈은 미래를 한 모습을 보게 하는 예지몽이다. 그러니 그가 불안감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아마도 내가 읽지 않은 앞의 시리즈 3권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물론 사건을 다르지만. 

 

이런 이상한 꿈을 꾼 후 바다로 산책을 나간다. 그곳에서 한 임신한 여자를 만난다. 그녀가 바로 꿈속에 나타난 여주인공이자 신비한 매력과 능력을 가진 안나 마리아다. 이 둘의 만남을 보면 신비하고 이상한 느낌을 준다. 이때 거구의 사나이와 붉은 머리 형제들이 나타난다. 이들의 등장은 그와 함께 다니는 유령 개 부를 자극한다. 먼저 그녀를 보낸 후 해일에 대한 농담을 하면서 상황을 유연하게 만들려고 한다. 그러다 거구의 남자가 그의 어깨를 짚는다. 동시에 두 사람은 오드의 악몽을 경험한다. 상대가 놀라 주춤하는 사이 오드는 바다 속으로 몸을 날린다. 이 재빠른 행동이 목숨을 살렸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적은 바다로 몸을 던진 그를 찾아다닌다. 바다에서 탈출은 성공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작가는 이제 이상한 남자들과 오드의 예지몽과 안나를 하나씩 연결시킨다. 오드의 신비한 능력 중 하나인 심령자석으로 안나를 만난다. 하지만 그녀는 이 사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적들도 그녀를 찾아온다. 상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오드는 이 상황을 넘기고, 또 다른 친구의 집으로 몸을 피한다. 그곳에서 안나의 집에서 본 것과 똑같은 표시를 본다. 그것은 멈춘 시계다. 현재 그가 차고 있는 시계와 상관없이 이 두 집의 시계는 열두 시 일분 전에 멈춰있다. 여기서 작가는 친절하게 이 시간이 앞으로 사건이 발생할 시간임을 알려준다. 이제 오드가 사건을 막을 시간이 겨우 네 시간 남았다.  

 

 이후 펼쳐지는 오드의 활약과 주저 없는 적들의 살인행위는 놀라움과 동시에 주인공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할리우드 방식이 그대로 재현된다. 소설을 읽다 보면 과연 이렇게 비정하고 잔인한 사람들이 있을까 놀라게 된다. 돈을 위해 수백만 명을 죽일 원자폭탄을 터트리려는 계획을 짜고, 좀더 많은 돈을 소유하기 위해 같은 편도 주저 없이 죽인다. 이런 배신의 고리는 과히 악당의 모범이라 불릴 수 있다. 그리고 경찰서장까지 가담하는 순간 이 도시에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된다.   

 

 오드의 쉴 새 없는 몇 시간의 활약이 재미의 중요한 축이라면 오드의 눈에만 보이는 프랭크 시나트라 유령은 조연으로 충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작가는 수많은 영화를 소설 속에 인용하고, 자신이 경험한 과거의 사건이 이미 자신이 글로 썼다는 것을 알려준다. 물론 이것들이 바로 이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다. 작가는 이 무시무시한 사건을 앞두고 결코 무거워지지 않는다. 유령을 충동질하고, 악당과 농담을 하고, 이전에 몰랐던 선량한 사람들을 만나는 등 그 짧은 시간에 많은 경험을 한다. 덕분에 이야기는 풍부해졌지만 동시에 많은 것이 생략되고 불친절해졌다.  

 

 

 딘 쿤츠의 예전 작품에서 느낀 간략하지만 날렵한 재미가 이 소설에 있다. 그리고 매력적이고 멋있는 캐릭터가 등장하여 재미를 보장해준다. 하지만 전작은 모르겠지만 이번 소설에선 전체적인 구성이 허술하게 느껴진다. 의도적인 연출과 구성인지는 모르지만 불친절하고 너무 많은 의문을 남겨두었다. 만약 이 시리즈의 앞이나 뒤의 이야기를 읽은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이런 불만을 가지면서 왜냐고 물으면 답은 하나다. 그것은 오드의 매력적이고 신비한 경험이 아직도 궁금하고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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