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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야귀문 1 - 매화의 사랑
세가와 타카쯔구 지음, 김현숙 옮김 / 이야기(자음과모음)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붉은 그림에 기모노를 입은 두 남녀의 모습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음양사’로 이미 헤이안 시대의 귀신 이야기에 맛을 들인 나에게 이 소설 또한 호기심을 불러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궁중 무사와 음양사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소설을 어찌 쉽게 물리칠 수 있겠나! 계속해서 출간되어지는 소설임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도 있으니 더욱 그렇다.
시작과 전개를 보면서 이전에 본 ‘음양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바쿠의 ‘음양사’가 보여주는 예스러움이 조금 부족하고, 세이메이처럼 매력적인 인물이 아직은 없지만 나쁘지 않은 시작으로 1권을 마무리하였다. 세이메이와 미나모토노처럼 이 소설 속에도 궁중무사 나쯔키와 음양사 이찌죠가 있다. 하지만 독자 대상을 좀더 젊은 층으로 잡아서인지 이 둘의 행동은 치기로 가득하다. 세이메이가 보여준 놀라운 능력도, 알 수 없는 미묘하고 매혹적인 부분들이 부족하지만 놀라운 미소년들이다.
사건의 시작과 마무리가 미스터리처럼 진행된다. 어느 날 아버지의 돈으로 관직을 산 나쯔키가 어린 시절 친구인 미유키를 만나고 돌아오던 중 마주친 귀신과 미소년의 모습을 보던 중 감독관이 귀신의 모습에 기절하면서 시작한다. 궁중에서 천황의 아기가 죽은 후 궁전에 묘한 기운이 감돌지만 이 사건 이후 한 명의 상궁마마가 목이 잘린 채 죽은 것이 발견된다. 모두 귀신의 침입으로 생각한다. 미소년 나쯔키는 상관의 동성애적 취향 탓에 사랑을 받고, 이에 질투하는 무리와 다툼도 생긴다. 여기서 음양사 이찌죠와 만나고 둘은 사건을 함께 풀어간다.
전형적인 미소년에 음양사 소설이다. 약간 야오이 같은 느낌을 주는 장면도 있지만 몇 가지 관계와 사건을 깔아둔 상태에서 1권은 끝난다. 나쁘지 않게 읽었고, 좋아하는 음양사와 귀신의 이야기라 즐거웠다. 하지만 원작에서 그렇게 표시한 것인지 아니면 번역에 의한 것인지 모르지만 가끔 나오는 영어 단어는 시대극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 심하지 않나 생각한다. 애니로 만들어져 본다면 약간 덜할지 모르지만 한 편의 출간된 소설이라면 주의해야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관계가 만들어지고, 콤비로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훤하게 들어오는 이 시점에 새로운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도 숨겨져 있기에 다음 권에 손이 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