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끼는 낙타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막내집게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싼마오란 이름을 많이 들었다. 쟈핑와의 <친구>란 책에서 처음 이야기 들었고, <사하라 이야기>란 책의 서평에서 다시 한 번 더 이름을 들었다. 그녀에 대한 호평은 관심으로 이어졌고, 그 관심은 이 책으로 인해 호감으로 변했다. 각각 한 편의 단편소설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고, 한두 편은 여행기나 수필의 느낌이 강하다.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동화가 되고, 새로운 정보는 호기심을 불러온다. 앞으로 그녀의 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 같다.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지는 않다. 모두 여덟 편이다. 앞의 다섯 편은 서사하라의 이야기고, 뒤의 세 편은 카나리아 제도에서 경험한 것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론 서사하라에서 벌어진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든다. 아니 가슴 깊숙이 파고들고, 마음을 울린다. 재미난 에피소드에선 웃음을 자아내고, 슬프고 비극적인 사건에서 살포시 눈시울을 붉힌다.   

 

 대부분 재미있고 즐겁고 가슴 아프게 읽었다. 그 중에서 특히 세 편이 강하게 마음속으로 파고든다. <벙어리 노예>, <이름 없는 중사>, <흐느끼는 낙타> 등이다. 이 이야기를 적고 나니 모두 슬픈 사연들로 가득하다. 아직도 노예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비극적인 사건으로 증오를 키웠던 한 남자의 최후가 가슴 아프고, 종교와 악의에 찬 남자와 주변 정세 때문에 가슴 깊숙한 울림을 느꼈다. 이 단편소설 같은 글을 읽으면서 카나리아 제도의 이야기가 왠지 모르게 흥미가 반감되었다. 그만큼 이 세 편은 수필이 아닌 잘 쓰인 단편소설 같다. 일상의 세밀한 관찰과 연민이나 애정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는 글이다.  

 

 2007년에 조사한 ‘현대 중국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100인’에서 6위를 차지했다고 했을 때만 해도 사실 의아하게 생각했다. 위화나 모순 등의 작가보다 순위가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만큼 재미나게 글을 쓰고, 현실을 정확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분명히 매력적인 작가다. 앞으로 계속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읽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작가의 경험이다. 어느 정도는 기억의 한계 때문에 윤색되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흐름이나 사연들은 정확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싼마오나 그녀의 남편 호세를 빼고 보아도 매혹적이고 가슴 아리게 하는 인물들이 많다. <벙어리 노예>에서 노예나 자신이 증오했던 부족 아이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이름 없는 중사>나 역사가 만든 비극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표제작 <흐느끼는 낙타> 등의 등장인물들이 그들이다. 한 명 한 명이 강하게 가슴으로 파고들고, 국가나 민족이나 식민주의나 경제적 차이나 환경으로 벌어지는 사연들이 새로운 사실과 정보를 강한 인상을 준다. 아니 정확히는 나의 무지가 드러났다. 우리가 흔히 외국인들이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하면서 놀라움을 표현하는데 사실 우리도 서사하라나 카나리아 제도 위치를 모르는 것은 매 한 가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글들 하나하나가 나의 세계를 보는 눈을 넓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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