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내게로 왔다 - 이주향의 열정과 배반, 매혹의 명작 산책
이주향 지음 / 시작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31권의 책과 33개의 사랑이 담겨있다. 나 자신의 사랑이 그 속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그 행동이 의미 없음을 순간 깨달았다. 그들의 사랑이 아름답고, 아프고, 열정적이고, 냉혹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들의 사랑이다. 나만의 사랑이 아닌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관계 속에 이루어진다. 이 책 속 사랑은 이런 관계의 다양함을 보여주며 사랑의 여러 빛깔을 표현해준다. 나의 사랑을 그 속에서 찾기보다 저런 사랑도 있음을 아는 것이 더 좋은 일일 것 같다.

 

33개의 사랑 이야기는 대부분 책으로 읽거나 보거나 알고 있던 것들이다. 어린 시절 읽으면서 그냥 무심코 지나간 부분도 있고, 자신의 감성과 맞지 않아 그냥 넘어간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저자의 마음을 통해 지나온 이 글들을 보면서 새롭게 느끼고 즐기고 생각하게 된다. 가끔은 내가 너무 책을 날림으로 읽은 것은 아닌가 하는 자책도 한다. 혹은 너무 메마른 감성을 지닌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들지만 사랑 하나로 세상을 들여다보니 색다른 재미를 준다.

 

사랑은 하나하나 색다른 빛깔을 지닌다. 가끔 다양한 색을 품어내는 사랑이 있지만 전체를 보면 하나의 사랑이다. 한 사랑의 삶이 단순한 것 같지만 수많은 변화를 품고 있고, 일란성 쌍둥이조차 다른 부분이 존재하는 것처럼 사랑도 사람마다 다르다. 단지 무리지어 나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구분하기 때문에 나누어지고 모아졌을 뿐이다. 이 책도 몇 가지로 나누고 모아놓았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편집용이다. 저자는 책 속에 그 사랑이 이 사랑과 닮았다는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느낌이지만 다른 사랑임을 알게 된다. 그 미세하고 미묘한 차이가 재미를 만들어낸다.

 

소설이나 영화 같은 사랑을 사람들은 꿈꾼다. 너무나 멋지지 않은가! 현실은 그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순간을 지나 만나게 되는 현실은 우리의 일상처럼 다가온다. 일상의 반복에서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들의 멋진 사랑은 한 순간의 꿈이자 바람이다. 자신이 가지 못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사랑을 만나면 회상에 젖고, 가슴이 아리고, 아름다운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책 속에 나오는 수없이 좋은 글들이 있다. 그 중에서 유독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문장이 있다. “부활은 아름다운 꽃동산으로의 소풍이 아닙니다. 부활은 두려움이 없는 것입니다. 두려움 없이, 편견 없이 세상 모든 일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힘입니다.”(124쪽) 여기서 부활대신 사랑이란 단어를 집어넣는다면 어떨까? 그럼 좀더 사랑에 대해 한 발 더 다가가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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