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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Re-Start Basic : 잉글리시 리스타트 베이직편 - 영어 한 달만 다시 해봐! ㅣ English Re-Start
I.A. Richards & Christine Gibson 지음 / NEWRUN(뉴런)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오랜만에 영어책을 본다. 십 수 년 만에 영어책을 잡았다. 최근 영어공부가 필요해 단어와 몇 개의 문장 중심으로 간단히 외우는 중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접었던 영어가 단숨에 정상 궤도로 올라오지는 않는다. 뭐 그렇다고 예전에 영어 실력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쓰지 않다보니 그렇게 좋지 않았던 실력도 점점 떨어졌다. 영어 학원에 한 번 가볼까 생각도 했지만 꾸준히 다닐 자신도 사실 없다. 게으른 자신을 생각하면 약간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게으른 나 자신에게 이 책은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정말 한글은 한자도 없다. 기초 책이다 보니 어려운 단어도 없어 조용히 입으로 따라 읽다보면 과거 기억이 되살아난다. 굉장히 싫어했던 과목이지만 시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했고, 필요가 사라지면서 점점 멀리 했던 그 언어가 조금씩 다가왔다. 너무 기초적인 것이라 그냥 지나갈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끔은 새롭게 의미가 다가오기도 했다. 그냥 속으로 단어를 읽는 것과 입으로 발음하는 것의 차이를 느끼면서 읊조려본다. 어설픈 발음은 귀가 열리지 않아 더 어색하고, 간단한 문장은 익숙하게 느껴지고 하고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 mp3 파일을 다운 받지 않아서 정확한 발음과 귀가 열리는 덕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전철 속에서 열심히 듣게 되면 조금은 더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림과 영어로만 이루어진 책이란 점은 분명 큰 장점이다. 영어 고수들이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글로 번역하려고 하지 말고 영어로 외우라는 것이다. 예전 학교 교육에서 늘 번역하던 습관이 붙은 나에게 그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단어가 나열되면 무의식적으로 번역부터 하려고 하니 조금만 길어져도 뒤는 놓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선 그림과 영어를 연상시키다보니 예상외로 번역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그렇다고 몸에 익은 그 습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가끔은 예전 습관이 살아나면서 옛 문법과 비교하려는 생각도 불쑥 나타난다. 이럴 때면 상당히 괴롭다.
언어는 분명히 재능에 따라 차이가 난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분명히 성과는 있다. 흔히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말하라고 하는데 이 책은 만약 mp3까지 다운받아 듣게 되면 그 효과는 더 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을 알지만 실행하지 않는 나의 게으름이란.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로 사물을 인식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하는데 그림으로 상황이나 장면을 설명해줌으로써 이 효과를 상당히 많이 누리게 된다. 이 책을 선택할 때 기준이 되었던 한글이 없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딱 부합된다. 만약 이 책이 없었다면 아마 나의 영어는 또 회화 책이나 어려운 어휘 책을 잡고 낑낑거리고 있을 것이다. 현재 나의 실력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정도는 아니지만 단계를 넘어가게 되면 현재보다 분명히 실력이 좋아져 있을 것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