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죽음 1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5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지는 않았다. 이전에 시공사에서 나온 것을 먼저 보았고 얼마 전에 ‘검시관’을 보았었다. 그 후 다른 작품도 읽었지만 초기작들을 능가하는 작품을 쉽게 발견하지 못했다. 읽은 것도 상당히 시간이 흘렀으니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개인적으로 ‘검시관’과 ‘사형수의 지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순위로 매기려면 그녀의 모든 책을 읽은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 현재 취향이나 부정확한 기억 때문에 들쑥날쑥한 상태다. 하지만 계속 읽을 예정이다.

 

책을 선택할 당시는 몰랐는데 모두 읽은 지금 확인하니 ‘검시관(법의관)’ 다음에 출간된 소설이다. 노블하우스에서 계속해서 이 시리즈를 내줘 기뻐하는 지금 이전에 읽은 것과 새롭게 출간되는 것의 연관성을 조금씩 찾아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몇 편만 정확히 집어낼 뿐 몇 편은 원제를 확인한 후에야 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이번 것은 이전에 읽지 않았고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얼마 전에 읽은 ‘카인의 딸’에 비하면 훨씬 뛰어난 작품이다.

 

작가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모르고 지금처럼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지 않을 당시에 패트리샤 콘웰의 작품을 열심히 모으고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다른 많은 작가의 작품들이 중간에 끊겨 다음 편을 기다리지만 읽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 이렇게 꾸준히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어쩌면 그녀의 작품이 지닌 재미나 완성도가 현재에도 유지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 본다. 아니면 그 때와 지금의 독서 시장이 많이 변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제대로 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가 이런 경사를 만들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설이 길었는데 이번 소설은 역시 재미있다. 시리즈 소설의 묘미가 출연하는 인물들이 같이 아파하고 괴로워하며 성장한다는 점인데 이 소설의 뒤편을 이미 읽은 지금 과거로 돌아가 풋풋한 그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뒤로 가면 엄청난 살인마가 나와 긴장감을 높이고 잔혹함을 느끼게 하지만 이번엔 약간은 약한 상대다. 그렇다고 그에 대한 공포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시리즈 초기라 인간관계에 대한 설정이 이루어지는 단계고 상황에 대한 설명도 많이 필요한 상태다. 법의국장으로 승진한 그녀가 한 소설가의 죽음에서 시작한 연쇄살인을 쫓아가는 모습은 역시 매력적이다. 그녀가 느끼는 공포감이 살아있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수많은 단서가 나오지만 정확한 범인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은 현실과 그녀를 둘러싼 음모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힘겹게 그녀는 싸워나간다. 몇 편의 시리즈를 읽은 지금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관계가 머릿속에 입력되면서 혼란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즐거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전면적으로 부각되지 않은 등장인물들을 맛보는 것은 왠지 유명배우들의 무명시절 단역을 보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사라진 원고를 둘러싼 비밀과 현실에서 여자들이 느끼는 공포와 사후처리에 집중된 경찰에 대한 비판이 잘 조화된 모습이다. 우리의 현실에서도 법이라는 경계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사후처리 되면서 피해자를 양산하였는지 알지 않는가. 실제 경찰들이 모든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지만 이런 사건을 접하게 되면 역시 범인들은 항상 우리가 놓치는 조그마한 틈을 파고들어 이용한다는 것이다. 알 수 없는 범인으로부터 도망간 그녀가 돌아온 당일 살해당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그렇게 쉽게 문을 열어주었는가 하는 의문은 이 소설의 재미 중 하나다. 또 다른 것은 사라진 원고를 둘러싼 추악한 비밀이다. 연쇄살인과 사라진 원고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스카페타는 어떻게 이번 사건을 해결할까? 그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음모는 어떻게 될까? 그 끝은 그녀의 책을 모두 읽는다면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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