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물방울 에디션)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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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023년에 출간되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표지로 나왔다.

이전 표지가 직관적이었다면 이번에는 물방을을 내세웠다.

사실 처음 나왔을 때 이 책은 나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고 작가 이름도 낯설어 눈길이 가지 않았다.

이 소설의 평이 좋은 것을 보고 관심을 두었지만 잊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물방울 에디션이 나와 다시 시선을 끌었다.

이 시선은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면서 이제라도 읽어 다행이란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 소설 이후 후속작이 있는지 확인했다.

아쉽게도 빨래방의 다음 이야기는 없고 다른 소설만 있었다.

언제 시간이 되면 그 소설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연남동은 오래 전에 한 번 놀러간 적이 있다.

나에게는 서울의 흔한 동네 중 한 곳이었다.

그 이후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핫 플레이스다.

오래된 동네들은 유명해지면서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하나씩 떠난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빌라 등의 다세대주택이나 작은 상가 건물이다.

장 영감은 진돌이와 함께 가족의 추억이 있는 개인주택에서 살고 있다.

홀로 살고 있는 장 영감이 문을 열어놓지 않아 진돌이가 이불에 오줌을 싼다.

집의 세탁기로 빨려고 하지만 냄새가 가시지 않아 간 곳이 빙굴빙굴빨래방이다.

그리고 그곳에 놓인 다이어리에서 삶에 치인 한 사람의 글을 보고 정성껏 답글을 쓴다.


삶이 힘들어 하소연하듯이 빨래방 다이어리에 글은 쓴 미라.

딸 나희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밤에 계속 쉬를 한다.

빌트인 세탁기에 넣고 빨지만 세탁기가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잘 작동하지 않는다.

집주인에게 수리나 교체를 부탁하고 싶은데 중개인이 전세금 인상을 먼저 말한다.

자신들의 한도를 넘어선 전세금은 육아 스트레스와 함께 그녀를 힘들게 한다.

아이 때문에 다시 일도 나가지 못하고 남편 혼자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아버지의 암 발생 소식까지 듣게 되면서 더욱 힘들어진다.

늦은 밤 홀로 빙굴빙굴 빨래방에 오는 것은 잠깐의 여유이자 행복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이 겹치면서 순간적으로 울음을 터트리고, 그런 글을 적은 것이다.

그리고 그 글 밑에 정성스럽게 적힌 글은 위로를 전한다.


이후 일어나는 사건들과 사고는 예상 가능한 결말로 이어진다.

아픔이나 괴로움이 있는 사람은 이곳 다이어리에 글을 적고, 정성스러운 답글이 달린다.

방송작가의 보조작가인 여름이나 버스킹을 하는 하준의 로맨스도 마찬가지다.

우연히 본 남자친구의 카톡 내용 때문에 헤어진 연우의 이야기도.

피싱 사기 사건으로 동생을 잃은 재열의 사연은 또 어떤가.

재열의 이야기에서는 이전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모두 등장해서 도와준다.

이 과정에 엑스트라 같았던 세웅의 멋진 활약이 펼쳐진다.

이렇게 이 소설은 우리 주변의 보통 사람들을 내세워 관심과 연대를 보여준다.

그 과정이 예측 가능하다고 해도 약간의 변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화려하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가능할 것 같은 소소하면서 소중한 이야기다.


뜨고 있는 동네에 건물을 지어 월세를 받으려는 아들 대주와 장 영감은 충돌한다.

이 충돌이 그렇게 낯설지 않은 것은 너무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의대 교수로 성공한 듯하지만 더 높은 욕망은 그의 삶을 뒤흔든다.

현재가 아닌 불확실한 미래,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쓴 탓이다.

아버지 장 영감과의 불화, 옛집에서 편안하게 잠드는 자신의 모습.

이런 장면들은 결말을 예상 가능하게 하지만 그 과정은 살짝 예상을 벗어났다.

아들의 입장에서 아버지를 도와준 사람들이 고맙지만 돈은 또 다른 문제다.

대주가 아내와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만 놓고 보면 아내가 나쁜 여자 같다.

이 부분은 아내의 사연이 나와야 정확할 것 같은데 나올지 모르겠다.

대주가 빙굴빙굴 빨래방에 와서 울고 자신의 감정을 적으면서 똑 같은 과정으로 이어진다.

읽는 내내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고, 빨래방 주인의 사연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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