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때 같은 성에 살았고
김희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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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023년 <탱크>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었다.

아직 이 소설을 읽지 않았는데 평이 좋아 관심을 두고 있다.

문학상 수상과 작가들의 평이 좋아 선택했다.

작가에 대한 지식 없이 읽게 되었는데 상당히 재밌다.

책 후반부를 다음 날 읽으려고 하다가 단숨에 끝까지 달렸다.

가족 폭력을 경험한 네 여인의 이야기가 서늘하게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작가의 말을 읽은 후 단편에서 연작소설로 바뀐 것을 알았다.

이 부분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갑자기 떠오르기도 했다.


폭력의 기억 속에서 피해자들은 공포와 두려움을 느낀다.

시간이 흐른 후 누군가는 이 공포를 재현하면서 그 기억을 덮는다.

다른 누군가는 이 공포를 피해 숨어다니면서 잊고자 한다.

잊고 싶지만 잊히지 않는 폭력의 공포와 기억들.

자신도 모르게 그 폭력을 재현하면서 피해자를 만드는 피해자였던 가해자.

그들의 기억과 현재의 삶, 그리고 은연 중에 암시하는 살인의 기억.

세 명은 같은 성에 살았고, 한 사람으로 이어져 있다.

다른 한 명은 요양보호사로 치매 환자를 통해 그들과 연결된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서 우리 사회의 폭력적인 현실을 하나씩 풀어낸다.


쌍둥이 남매의 삶은 듣고 있다 보면 섬뜩하다.

가장의 폭력 속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듯한 가족의 일상.

닫힌 문 뒤에서 벌어지는 폭력, 알지만 안다고 할 수 없는 현실.

이 폭력에서 살아남은 쌍둥이는 서로 다른 삶을 선택한다.

남자는 아내를 만나 아이를 낳고 잘 사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이 경험했던 폭력의 기억을 서로 다르게 표현하는 쌍둥이.

하지만 남자의 폭력은 어느 순간 자신도 주체하지 못할 정도가 된다.

이 폭력의 공포와 기억을 아이에게 넘겨주지 않고 싶은 엄마.

첫 단편에서 이것을 암시하고, 네 여인의 현재를 풀어낸다.


신영, 성희, 이소, 주연 등이 네 여성의 이름이다.

신영은 이소의 고모고, 주연은 이소의 엄마다.

성희는 신영의 치매 병원 요양보호사다.

신영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소, 성희, 주연으로 이어진다.

이 이야기의 연결 속에 잊히지 않는 폭력의 기억들이 자리잡고 있다.

신영은 요양보호사를 심리치료사로 착각하고, 자신의 개인사를 말한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조카의 새아버지의를 재혼 상대로 만난 황당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소의 기억속에는 엄마가 죽은 새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느끼는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 두 사람이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었다면 성희와 주연은 아니다.


성희와 주연의 사연 속에서 회사 내 폭력이 흘러나온다.

성희는 스토킹 범죄의 피해자이지만 회사는 오히려 그녀를 문책한다.

주연도 직장내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 삶이 뿌리 채 흔들린다.

피해자를 도와주기보다 방관하는 공권력과 자신의 불편함만 말하는 주변사람들.

이 장면들이 결코 낯설지 않은 것은 이미 많이 봤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시 그녀들이 남편의 폭력 아래 있을 때 그냥 지켜본 이웃과 겹친다.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공포속에서 살았다.

그것은 끊어내는 데는 많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읽는 내내 이들의 삶에 아파하면서 작가가 여백으로 둔 부분에 빠져든다.

명확하게 풀어내지 않은 곳에서 성과 감옥이 교차하고, 독자의 상상력이 그곳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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