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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
이선화 외 지음 / 북다 / 2026년 5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년 재밌게 읽고 있는 수상작품집이다.
이전과 다른 느낌이라 개인적인 호불호는 생길 수 있다.
매년 읽고 있지만 이런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문학상이 있다는 것이 즐겁고 반갑다.
이번에도 다섯 편이 실려 있는데 예상하지 못한 기발함이 보인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현실이 만나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었다.
이 기발함이 현실에서 가능한가? 하는 부분은 읽다 보면 뒤로 밀려난다.
사람과의 관계, 안드로이드 등과의 관계 등이 더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 관계들이 나의 현실과 마주할 때 점점 큰 울림으로 자란다.
이전보다 즉각적인 재미는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여운은 더 짙게 남는다.
이선화의 <고래는 낙화한다>는 동생과의 관계를 다룬다.
식물인간 같은 상태의 동생, 동생이 남긴 장기기증증서.
배달 라이더 박진은 이 상황에 이해되지 않고, 동생을 포기할 마음도 없다.
그리고 전세계에 죽은 고래의 시체가 낙하한다.
처음엔 좋게 작용했던 이 낙하가 어느 순간 사람들이 죽으면서 분위기가 바뀐다.
언제 어떤 고래가 어디에 떨어질 지 알 수 없는 현실.
이 현실에서 힘겹게 동생을 간병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더 많은 돌을 벌기 위해 노력한다.
동생을 포기할 수 없는 그 마음. 혹시 하는 절박감.
고민과 처절한 몸부림, 현실의 높은 벽. 읽는 동안 무거웠고 많은 생각이 오갔다.
양지숙의 <핑키 프로미스>는 처음에는 황당했다.
핑키라는 쥐를 먹을 수 있으면 셀럽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화자의 동기 성주가 편의점에 나타나 핑키를 살 때만 해도 평범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성주가 이 핑키를 먹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화자의 마음 속에 악의가 자란다.
이 악의는 교통 사고로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했던 과거와 맞닿아 있다.
성공을 위한 하나의 통과 의례와 같은 핑키 먹기 도전과 성공.
화자는 성주를 위해 이것을 도와주는 스튜디오를 찾아낸다.
스튜디오의 도움으로 핑키를 먹는 데 성공한 성주와 그 성공의 이면.
마지막에 이 핑키 먹기가 트라우마 극복과 이어져 있음을 알려준다.
최주희의 <옮겨심기 서비스>는 기발한 발상과 관계의 단절이 눈에 들어왔다.
단순히 옮겨심기란 단어만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그 내용은 기발하다.
은하의 아버지 뇌를 문어의 몸통 속으로 옮겨심기를 한다.
갑작스러운 통지로 알게 된 이 사실과 옮겨심기 서비스.
문어가 된 아버지와의 어색한 대화와 소통.
이 부녀의 관계와 과거사가 문어와의 면회 속에 흘러나온다.
이 기술의 현실 가능성보다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부녀의 모습이 더 눈길을 끈다.
그리고 왜 그들은 조금이나마 관계를 좁힐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원하릴의 <홈.zip>은 휴머노이드 박제사 홈의 감정과 작업이 여운을 남긴다.
외계 행성에서 동료를 잃고 홀로 복귀한 하석의 불법적인 의뢰.
이 불법 의뢰를 그대로 이행하는 홈과 그 과정에 발생하는 과열된 열정.
창조 작업과 휴머노이드의 감정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김이숨의 <호랑이의 맛>은 고기를 못 먹는 트라우마와 인간의 탐욕이 뒤섞여 있다.
대기업 메타버스 동물원에 량이 데이터를 등록해야 한다.
사료를 못 먹어 삐쩍 마른 호랑이 량이를 돌보는 동구
동구의 과거 트라우마와 이 사업 이면에 깔린 인간의 식탐.
낭만적 엔딩 뒤에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현실의 씁쓸함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