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가능한 파랑의 궤도
네이선 밸링루드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5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기묘한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sf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과학적 설정이 너무 부족하다.
오히려 판타지라고 한다면 고개를 더 끄덕일 것 같다.
시대는 1930년대인데 수십 년 전부터 인간들은 화성에 살았다.
화성 개척지의 풍경을 보면 서부 개척시대와 너무나도 닮아 있다.
현실의 역사와 다른 궤적을 보여주지만 역사적 인물은 그대로 등장시킨다.
그리고 화성의 풍경도 사실과 너무 다르다.
황량하고 춥고 부족한 것이 많은 동네이지만 다른 장비의 도움 없이 숨 쉴 수 있다.
시대만 미래로 돌린다면 낯익은 스페이스 웨스턴의 장면들과 비슷하다.
우주선을 타고 몇 개월을 날아와야 도착하는 화성.
개척 초기에는 여러 나라들의 경쟁과 전쟁이 있었다.
이 부분은 미국의 서부 개척이나 식민지 개척과 닮아 있다.
중반 이후 이 전쟁의 과정에 존재했던 전쟁 엔진이 등장한다.
이 엔진은 우리가 알고 있는 로봇이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주인공 애너벨의 식당에도 왓슨이라는 식당용 엔진이 한 대 있다.
왓슨이란 이름은 셜록 홈스의 조수 왓슨 박사에서 따온 것이다.
이 엔진의 성능은 우리가 상상하는 AI 같은 능력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만약 있었다면 도둑이 식당에서 식량 등을 약탈할 때 막았을 것이다.
엄마의 엄마,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만나러 지구로 떠난 엄마.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침묵’ 이후 지구와의 왕래가 사라졌다.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녹음된 실린더를 왓슨에 넣어 재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도둑들이 식량과 함께 이 실린더를 가지고 떠났다.
다행이라면 애너벨과 아버지의 신체에 큰 부상이 없었다는 것 정도다.
이 도둑들의 강탈을 보안관에게 알렸지만 그들은 그렇게 열성적이지 않다.
애너벨의 마음 속에는 불만이 가득하고, 신경이 예민하다.
그리고 마을에는 잘못된 소문이 돌고 있었다.
식당은 털리지 않았고, 아직 많은 식량들이 그곳에 있다고.
이 소문은 나중에 식당이 동네 사람들의 약탈의 대상이 되게 한다.
‘침묵’ 이후 지구와 연락이 끊어지고, 추가적인 자원도 얻지 못한다.
화성의 스트레인지는 우주선의 연료로 사용되지만 화성 개척민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개척민들의 눈은 점점 녹색으로 변하고, 그들의 행동도 이상해진다.
식량 부족, 지구와의 연락 단절 등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 메마르게 한다.
그러다 날카로워진 신경과 말 실수, 억눌려 있던 감정의 폭발이 사건을 만든다.
이 사건은 화성에 온 이후 한 마을에만 머물렀던 애너벨의 모험이 시작하는 계기다.
어린 소녀의 투정과 협박, 위협 등이 함께 떠날 동행인을 만든다.
마지막 화성 비행기 조종사 조와 약탈자 중 한 명이었던 샐리다.
황량한 사막 등을 건너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도, 조심할 것도 많다.
애너벨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니 널뛰는 감정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심과 잘 모르기에 용감한 듯한 만용의 행동들.
좋은 이웃과 동료 덕분에 위험을 피하지만 언제나 이성보다 감정이 앞선다.
그녀의 모험이 계속되면서 드러나는 화성 개척지의 이면들.
사막에는 아직도 전쟁 엔진이 돌아다니고, 위험은 곳곳에 놓여 있다.
스트레인지에 중독된 사람들과 화성 곳곳을 배회하는 유령들.
예상하지 못한 존재와의 만남과 지구로 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의 제기.
하지만 애너벨이 바라는 것은 엄마의 실린더를 찾아 아빠에게 가는 것이다.
결코 단순하지 않은 모험은 수많은 사건 사고를 불러오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많은 의문과 여운을 남기고, 영화 등에서 본 화성의 풍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