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 이야기
임정희 지음 / 더픽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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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의 탄생을 재밌게 해석했다.

“오래된 물건에 혼이 깃들어 태어나는” 존재라고 말한다.

오래 전 일본 만화 등에서 오래된 물건에 영혼이 깃드는 설정을 본 적이 있다.

누군가는 이것이 일본만의 고유한 사상이라고 말하는데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대신 귀신에 물든 물건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봤다.

단순히 사물이 오래되었다고 도깨비가 된다면 고대 유물들은 모두 도깨비일 것이다.

그럼 어떤 조건이 맞다면 도깨비가 된다는 것인데 이것에 대한 설명은 없다.

이런 종류의 소설을 읽다 보면 괜히 이런 사소한 부문들에 눈길이 간다.

그것과 별개로 한국형 괴담이나 도깨비 이야기는 언제나 호기심의 대상이다.


도시 작은 골목 거리. 사건 사고가 최근에 많아졌다.

한 형사가 헌책방 홍사장을 찾아와 이 골목에 있던 사건에 대해 말한다.

소문은 들었지만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다.

그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둘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건너편에서 식당을 하는 고씨다.

나머지 한 명은 김선생이라 불리는 도깨비 사냥꾼 김철수다.

이 세 사람이 함께 모이는 경우는 드물고,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

김선생이 철수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철수가 어떻게 도깨비를 알게 되고, 물리치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이 여덟 이야기 속에 세 명의 사연도 같이 녹아 있다.


이 여덟 이야기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인물은 김선생이 유일하다.

그의 이야기에 사연이 있는 듯한데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표지에 나오는 붉은 눈은 그가 특별한 힘을 발휘할 때 나오는 불꽃이다.

이 힘을 가진 존재를 도깨비들은 영감이라고 부른다.

영감의 힘은 도깨비들을 떨게 하고, 도깨비를 죽여 골동품으로 만든다.

영험한 무당이 해결하지 못하는 도깨비를 물리치고, 골동품을 판매해 생활을 유지하는 철수.

아직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철수와 관련된 사람들에 한정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 사연들은 이 세계를 살짝 엿보게 하고, 호기심을 불러온다.

‘갈대밭 이야기’ 같은 괴담은 낯익지만 반전 요소도 같이 넣어 재밌다.


‘옥탑방 이야기’는 읽으면서 예측 가능한 설정이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부동산 중개인의 반응이다.

좀 확대 적용하면 수많은 전세 사기들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알 수 있다.

‘목소리 이야기’는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다.

자신의 딸보다 내연남이 더 중요하고, 탐욕을 멈추지는 않는다.

이 이야기에서 놀랍고 예상하지 못한 장면은 시간에 대한 것이다.

나의 오독이 있었는지, 아니면 놓친 부분이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뒤적여야겠다.

‘헌책방 이야기’는 홍사장의 이야기인데 나의 삶을 늘 경계하게 한다.

성실했던 아버지가 도박 중독에 빠진 것이 단순히 도깨비 탓일까?


연작으로 이루어진 소설이고, 2019년 판의 개정판이다.

어느 정도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좋은 시도이자 설정이다.

작가의 말을 보면 다음 작품에 대한 암시가 나오는데 기대된다

이번처럼 연작도 좋고, 장편으로 나온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도깨비와 그 사냥꾼 이야기란 점에서 특히 그렇다.

몇몇 단편은 단막극 혹은 드라마로 제작해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 이야기에 이전에 등장한 사람들과 도구를 같이 녹여 내었다.

약간 뜬금없는 부분도 있지만 작은 설정 등이 이것을 비켜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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