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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기쁨
멕 메이슨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2 브리티시 북 어워드 수상작이다.
읽기 전 “평생 우울과 자살 충동을 겪으며 살아온 주인공”이란 말에 주저했다.
읽은 동안 그 우울과 자살 충동이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몇 번의 주저와 고민을 거친 후 다른 이의 서평이 시선을 끌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선택은 나의 세계를 확장해주었고, 약간의 무거움도 느끼게 했다.
이 무거움은 예상한 것보다는 가벼웠고, 주인공 마사의 삶은 많은 부분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녀의 삶이 잘못되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보여준 그녀의 감정은 이해보다 인정이 더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삶에서 숨겨 놓았던 감정을 드러낼 때 나의 갇힌 세계를 볼 수 있었다.
마사는 어느 날 갑자기 발작적 공포와 무기력함을 느낀다.
이때 나이가 열일곱 살이었고, 이때 의사는 제대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
첫 시로 인정을 받았지만 시집 계약을 지키지 못한 아버지.
재활용 용품으로 조각품을 만들고, 알코올 중독 증상을 보여주는 엄마.
어린 시절 동생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즐겁고 행복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증상이 나타나면서 삶이 뒤틀린 것이다.
처방된 약을 먹지만 증상이 좋아지는 것 같지도 않고, 어느 순간 약을 먹지 않는다.
우울증의 무서움을 알기에 혹시 하는 불안감이 읽는 내내 따라왔다.
다행히 이 불안감은 마지막까지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그녀의 가족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모 집으로 간다.
이모 집에 어느 날 사촌이 그 학교에 홀로 남은 학생을 데리고 왔다.
그 학생이 바로 나중에 그녀의 남편이 되는 패트릭이다.
소설의 시작은 패트릭과 마사가 깨어지는 순간을 다룬다.
왜 이런 파국이 왔는지, 그녀의 삶이 어땠는지 과거로 가서 보여준다.
이 과정은 결코 유쾌하지 않고, 불안정하다.
물론 그 사이에 재밌고, 유쾌한 대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터지는 마사의 불안한 심리는 그 유쾌함을 억누른다.
대표적인 것이 첫 결혼과 신혼 여행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마사의 엄마가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지만 아버지와 여동생 잉그리드가 곁을 지킨다.
잉그리드가 아이를 낳고 느끼는 감정들은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아 아이들이 연속적을 생긴다.
육아의 고통과 힘겨움이 나오지만 그 감정은 순간적인 것이다.
진짜 힘들고,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면 아마도 중절을 하거나 피임을 확실히 했을 것이다.
그런데 잉그리드의 아이들이 마사의 숨겨져 있던 감정을 드러나게 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놀라게 되는 대목 중 하나가 나온다.
바로 이모가 출산한 잉그리드를 돌보는데 아주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엄마는 자신의 세계에서 전혀 밖으로 나오지 않는데 말이다.
삶의 이런 의외성과 그녀를 곁에서 지켜주는 가족 등은 내 삶을 돌아보게 한다.
처음 발작적 공포가 발생했을 때 그녀의 원인을 알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그녀의 남편인 패트릭은 의사이기에 이 병명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사가 자신의 진짜 병명을 알게 되었을 때 이런 생각들이 그녀의 삶을 흔든다.
발병 이후 몰랐던 사실들,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있었던 순간들.
그 병명에 맞는 약을 먹었다면 그녀의 불안감과 공포는 많이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알려주지 않고, 의사는 오진을 하고, 그녀는 평생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살았다.
“나는 아내가 되는 법을 몰랐다.”와 같은 생각을 최소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배신감과 현실에 대한 인식은 다른 방식으로 그녀의 삶을 뒤흔든다.
하지만 이 시기를 지난 후 그녀의 삶은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간다.
이 장면들을 보면서 사실과 인정, 제대로 된 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불필요한 가정이지만 첫 진단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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