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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의 텔레패스
가미조 가즈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로 ‘이 호러가 대단하다’와 ‘베스트 호러’ 1위에 올랐다.
단순히 공포만 놓고 본다면 많이 약한 느낌이다.
하지만 뛰어난 가독성과 미스터리를 섞어 풀어낸 이야기가 상당히 재밌다.
읽다가 놀란 대목 중 하나는 731부대 이야기가 살짝 나온 부분이다.
깊은 부분까지 파고들지는 않아 조금 아쉽지만 이 부대의 실험을 말한 것은 놀랍다.
어느 대목에서는 이전에 읽었던 <전기 인간의 공포>와 비슷한 부분도 있다.
그리고 기존의 공포소설과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도 흥미롭다.
초능력이나 귀신 등의 존재는 과연 존재할까?
한때는 이런 것을 완전히 부정했는데 최근에는 조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 가능성과 별개로 호러 소설은 늘 관심이 대상이었다.
책소개에 나오는 <링> 시리즈나 <보기왕이 온다> 등을 생각하면 좋아하는 편이다.
단순히 내용이나 묘사 등만 생각하면 스릴러나 추리 등이 더 잔혹한 경우도 많다.
최근에 이런 경향이 더 강해졌기에 호러 소설을 읽을 때 크게 놀라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책속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설정은 읽을 때 긴장하게 한다.
이 소설도 그런 대목이 있는데 특이 현상이 누군가에게 한정적이 않을 때가 그렇다.
그리고 작가는 첫 장면의 카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으면서 작은 반전 요소를 넣었다.
카렌은 직장 부하 유카리가 괴담을 들으러 가자는 요청을 받아들인다.
성공적인 캐리어를 이어가는 그녀이지만 주말에 할 일이 특별히 없다.
설문지를 작성하고, 괴담회를 보는데 그렇게 무섭지도 재밌지도 않다.
이때 한 여학생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뀐다.
그리고 그 여학생이 카렌을 응시하면서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 여학생의 괴담은 서늘함과 함께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하다.
이 날 이후 카렌은 자신의 집에서 이상한 소리와 냄새를 맡게 된다.
집을 둘러보고 이상이 있는 지 확인하지만 문제없다.
혹시 누군가 자신을 몰래 괴롭히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한다.
어둠이 있으면 ‘철퍽’이란 소리와 구정물 냄새가 풍긴다.
이것을 벗어나기 위해 괴담회의 마지막 문구를 따라 집 곳곳에 조명을 켜둔다.
빛이 있는 동안 이상한 소리도, 냄새도 없지만 집 모든 곳을 빛 속에 두기는 쉽지 않다.
이런 그녀의 상황을 아는 유카리가 한 유튜브 영상을 보여준다.
아시야 초자연현상 조사는 영상 장비 등을 가지고 초자연적 현상을 조사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주체는 카렌에서 유튜버의 초자연현상 조사로 넘어간다.
이 조사단은 직장 선후배 사이인 하루코 아시야와 고시노 소타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코가 영상을 잘 다루는 고시노를 데리고 현장에 나간다.
고시노는 다른 괴담 유튜브처럼 자극적으로 편집하지만 하루코가 반대한다.
이들이 얼마나 사실에 집중하는 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카렌의 집에서 일어나는 괴현상은 초자연적이다.
장비를 설치하고, 촬영하고, 소리를 수집하지만 처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집에 설치한 조명 등이 갑자기 꺼진다.
그리고 들리는 철퍽 소리와 이상한 냄새는 카렌의 망상이 아님을 알려준다.
이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하루코는 자신이 아는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한다.
그 과정에 뛰어난 조사원이나 어린 시절 초능력자 등도 만난다.
이들의 도움과 추리가 섞이면서 그 원인에 조금씩 다가간다.
호러보다 미스터리 요소가 더 강하다는 평가도 바로 이런 대목들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호러 소설도 이런 과정을 거치고, 이 과정 속에 공포가 깊어진다.
다만 이 소설을 공포 일변도가 아닌 역사를 엮으면서 깊이와 넓이를 확장했다.
여기에 곳곳에 하루코 개인 사연에 대한 의문을 흘리면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한 추천평에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는데 언제 나올지 벌써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