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다정한 이웃들 걷는사람 소설집 19
임성용 지음 / 걷는사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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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고, 처음 만났다.

낯선 작가와 낯선 출판사 이름은 늘 선택을 주저하게 한다.

책을 선택할 때 “평범하고 따뜻한 수식어 뒤에 숨겨진 구조적 폭력”이란 문장에 끌렸다.

“국가 폭력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노인” 부분에서는 어느 시대까지 올라갈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다.

이런 몇 가지에 끌려 선택했고, 이 선택은 예상하지 못한 재미를 주었다.

낯익은 지역어는 또 나름을 재미를 주면서 가독성에 문제가 없었다.

그가 다루고 있는 대상과 서술 방식은 생각보다 범위가 넓었다.

다만 몇몇은 마무리를 보면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해야 할지 의문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이야기가 끊긴 듯한 느낌 때문이다.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우리의 다정한 이웃들>과 <두더지>는 연작소설이다.

<우리의 다정한 이웃들>에서 권 주사는 동네 노인 기석의 이상한 행동을 늘 그려려니 하고 생각한다.

기석이 권 주사의 아버지가 특무대 요원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

기석은 동네를 돌면서 구멍이 보이면 시멘트로 막고, 그 구멍에서 나올 무언가를 두려워한다.

단순히 월남전 고엽제 피해자로 알고 있던 아버지에 대한 다른 이야기.

왜 기석이 이런 생각을 하고 이야기하는 지 들려주는 단편이 <두더지>다.

이 단편에서 기석은 자신이 겪은 고문과 국가 폭력의 트라우마를 풀어놓는다.

경상도 민주당원이 왜 5.18 유공자가 되었는지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쥐가 있다>는 학원 선생이 보고 겪는 이야기를 다룬 소품이다.

학생들이 이탈하는 작은 학원, 원장과 형동생하는 사이.

원장이 홀로 사는 집이 자신의 원룸과 같은 건물이다.

쥐가 나왔다는 말과 쥐덫,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유튜브.

그리고 한 학생이 선생에게 하는 전화 속 비속어들. 

하룻밤의 한바탕 재밌는 소동에 씁쓸함이 살짝 담겨 있다.

<안녕 미미시스터즈>는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다.

학창 시절 유학을 떠나야 했던 이유가 왕따와 기억상실로 이어진다.

다른 기억과 사실의 충돌, 학교에 발생한 기이한 젤리 소동.

뒤늦은 학교의 대응과 무디어지는 상황. 과거 학창시절 기억을 불러온다.


<외계인들>에서는 말 사이에 들어가는 점 세 개(···)와 외계인을 엮었다.

이 소설은 <어느 물리학자의 죽음>과 이어진다.

대화 속에서 ···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한다.

문자라서 가능한데 이 표시가 은근한 재미를 준다.

상상너머에서 왔다는 여성의 존재, 이것이 다시 다음 단편에서도 등장한다.

마구 풀어놓은 듯한 이 단편을 읽으면서 나의 상상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토종 씨 우보 씨>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국가 폭력이 만들어낸 한 가족의 비극.

농촌 총각(?)의 뒤늦은 결혼과 배우자의 도망.

이 결혼이 그에게 얼마나 큰 행복이었을 지 떠올리면 더 씁쓸하다.

그리고 우보 씨를 찾아온 토종 씨 보존회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지식은 곱씹을 부분이 많다.

<아무도 아무도 없는>는 먹먹하고 가슴 아픈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딸의 실종 737일. 생사라도 알고 싶은 부모의 마음.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굿까지 하지만 그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귀신에게라도 기대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더 나아가지 않고 멈춘다.

이 장면을 보면서 십 몇 년이 지나도 사라진 아이를 찾는 전단지가 먼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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