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죽어야 하는 X
정명섭 지음 / 빚은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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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나오는 X는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다.

대놓고 욕을 쓸 수 없어 X라고 표기한 것이다.

사실 끝까지 읽고 나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한 욕을 붙이고 싶다.

왜 매일 죽어야 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죽음이 매일 반복되는 순간에는 그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이 반복되는 죽음 속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한 번 죽을 때마다 오른쪽 팔뚝에 새겨진 별이 하나씩 사라진다.

프롤로그의 죽음이 첫 번째고, 이 죽음은 계속된다.


학원 범죄 타임루프물이란 소개가 붙어 있다.

주인공 동현은 자신의 과거 기억을 잃었고, 매일 밤 죽는다.

이 기억상실증을 알기 전 자신이 누군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전혀 모른다.

잠에서 깨자마자 달려나가 아침 기합부터 받아야 한다.

나쁜 쪽으로 과거 기억을 불러오는 선착순.

힘겨운 선착순이 끝난 후 식사, 수업시간은 이곳의 정보를 제공한다.

오윤성 편집장의 강의 내용에는 이 학교에 있는 아이들의 잘못이 그대로 담겨 있다.

동현은 자신의 범죄 사실을 듣길 바라지만 제대로 말하지 않는다.

동현은 반복되는 죽음 속에서 자신을 죽이는 범인을 찾고자 한다.


작가는 오윤성의 입을 빌려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죄값은 언제 다 치러지는가? 갱생이 가능한가? 기억나지 않는 죄도 벌할 수 있는가?

가장 먼저 기억을 상실한 동현의 입장으로 본다면 기억나지 않는 죄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가 저지른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 갱생과 죄값으로 넘어가야 한다.

갱생은 결코 쉽지 않고, 죄값을 다 치르는 것은 더욱 힘들다.

이 질문을 던져 놓고 동떨어진 공간 속에서 청소년들은 어쩔 수 없이 머문다.

그들이 도망가지 않는 것은 갱생과는 상관없다.

단순히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그리고 매일 밤 동현은 알 수 없는 인물에 의해 살해된다.


처음 동현의 과거를 모를 때 약간의 동정으로 그의 과거에 관심이 있었다.

이 동정심은 그의 과거가 점점 밝혀지면서 조금씩 사라진다.

그의 과거가 밝혀지는 만큼 그를 죽이는 3명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다.

그 세 사람에 대한 정체가 조금씩 밝혀지는 과정은 죽음을 통한 정보 획득밖에 없다.

한 번의 죽음과 정보 하나, 여기에 점점 강해지는 살인 방법.

죽음이 반복될수록 누적되는 고통과 사라지는 별의 갯수.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설정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부분을 더 깊게 파고들지 않고 간단하게 다룬다.

더 많은 분량과 더 많은 이야기를 넣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든 의문 하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고통의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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