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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배급회사 ㅣ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7
호시 신이치 지음, 김진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2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7권이다.
새롭게 출간된 책으로 치면 3번째다.
이전에 읽지 않은 책들은 언젠가 읽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구판으로 가지고 있는 책들도 있어 둘을 비교하면 재밌을 것 같다.
이 이전에 읽었던 <마이 국가>를 읽은 지 얼마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반복된 느낌이 들어서인지 전작 같은 강렬함은 조금 떨어진다.
아마 반전을 예상하고, 그 예상이 맞는 경우가 더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전작보다 재미가 살짝 덜 하다는 의미지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기억의 왜곡으로 전작보다 더 적은 단편이 실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복신>은 조금 읽기 시작하면서 예상한 그대로 진행되었다.
예상한 그대로를 뛰어넘는 마지막 한 방이 웃게 만들었다.
<애프터서비스>는 우리가 기업에 항상 당하는 순환고리를 잘 보여준다.
만약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일이다.
<어떤 전쟁>은 그냥 평온하게 읽다가 마지막 몇 줄에 놀랐다.
<선물을 들고>는 긴 시간이 흐른 후 어쩌면 우리가 마주할 미래일지 모른다.
<지도>도 마지막 이야기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부정확한 정보와 실수의 반복이 주는 재미가 있다.
<무서운 사태>는 정말 날카롭게 사회의 현실을 비꼰다.
부패와 비리가 당연한 현실인 세계에서 공정은 누군가의 불안을 초래한다.
<성냥>은 신목이 성냥이 되어 벌어지는 일인데 <지도>를 살짝 비틀었다.
<요정배급회사>는 읽으면서 점점 다가오는 종말의 기운을 느꼈다.
쓴 말보다 달콤한 말에 휘둘리는 현상을 극단적으로 그려내었다.
이 요정들을 보면서 <버튼 행성에서 온 선물>에서 비슷한 모습을 발견했다.
<보물선>은 인간의 욕심 중 하나인 불로불사를 바라는데 그 대가가 재밌다.
<하나 연구소>는 왜 우리가 돈의 매력에 빠졌는지 잘 보여준다.
<은색 봄베>는 만약 이 숨결로 그 능력을 이어받을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할까?
<도주>는 인간의 양심과 불안을 뒤섞고 비틀었는데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현대의 무인판매점의 우주 버전을 보여주는 것이 <훌륭한 행성>이다.
<기분 보장 보험>은 현대인이 많이 든 보험을 황당하게 현실화시켰다.
자신들이 받은 보험 혜택과 그들이 낸 돈의 관계를 재밌게 비틀었다.
자신이 더 많은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하면서 점점 더 보험료를 더 내는 현실을.
<책임자>는 읽으면서 개발 괴담이 떠올랐지만 그런 무거운 내용은 아니다.
<유품>은 한때 유행했던 괴담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봄의 우화>도 서로 다른 생각에서 비롯한 실수 혹은 잘못된 선택 이야기다.
<호화로운 생활>도 <복신>과 <성냥> 등을 떠올리게 한다.
적은 노력으로 화려한 삶을 살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황당한 요구인지.
<구인난>도 <훌륭한 행성>의 일부를 연결해서 풀어낼 수 있다.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재밌게 풀어내었다.
여기서 말한 단편을 제외하고도 재밌는 단편들이 더 있다.
35편의 단편이 주는 재미는 읽을 당시의 기분이나 경험과도 관계 있다.
이제는 너무 낯익을 설정이라 아쉬운 단편도 있지만 시대를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천천히 빌드업하면서 마지막에 반전의 묘미를 여전히 잘 살리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곳곳에서 노력없이, 대가없이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들을 비틀고 비평한다.
마케팅과 욕심에 휘둘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수십 년 전 소설이지만 우리의 현재와 많이 닮아 놀라는 부분도 있다.
단순히 짧고 재밌고 반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비판도 담고 있다.
책이 잘 읽히지 않을 때 꺼내 조금씩 읽으면 책태기 넘기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