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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객의 칼날은 ㅣ 문학동네 플레이
오현종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옛날 옛적에 자객의 칼날은>의 개정판이다.
문학동네 플레이 시리즈 중 역사 장르로 개정 출간된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출간된 목록을 보면서 재밌게 읽은 소설들의 기록을 들추어 보았다
그 기록이 왜 이 작가의 소설을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는지 보여준다.
그런데 이번 소설은 왠지 조금 아쉽다.
자객과 칼날 등을 생각할 때 좀더 무협적인 요소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에서 느꼈던 그 감성이 조금 바뀐 것도 같다.
하지만 조금 집중하자마자 부패한 재상을 둘러싼 사람들의 사연이 재밌게 다가왔다.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과 3장은 약간 액자 구성 느낌을 준다.
책 속에 파묻혀 복수에 대한 문장을 모으는 사내.
이 사내가 왜 이 문장을 모으는 지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이란 여자가 한 재상의 폭정과 잔혹한 살인에 대해 말한다.
이 이야기가 2장에서 ‘이야기들’로 나타난다.
왕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권력을 가진 재상.
그 재상이 살고 있는 미로 같은 거대 주택.
그를 보호하는 수많은 실력 있는 무사들.
부패한 재상을 죽이기 위해 침입했던 자객들 이야기.
이 자객들 중 한 명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자신의 얼굴 피부를 씹어 먹었다.
그런데 그 정체가 그에게 재상 살인을 의뢰했던 관리 때문에 알려진다.
운 좋게 자객의 아들과 딸은 집에 없어 피신했고, 아내만 잡혀왔다.
이 아내를 죽이는 방식이 잔인하기 그지없다.
자객의 아내가 죽는 과정에 지르는 비명을 지우기 위해 악사들이 연주했다.
그리고 밤에 재상이 잠들면 그가 죽인 귀신들이 그의 다리를 갉아먹는다.
이 잠의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밤새도록 잔치가 펼쳐진다.
누군가 이 잔치를 못마땅해하거나 힘들어하면 죽음의 칼날이 날아온다
술을 거하게 먹고 취해 아내에게 욕하고, 아침에 깨서 다시 삶을 위해 재상에게 온다.

재상은 많은 애첩을 거느리고 산다.
그가 밤에 머물 방은 수시로 바뀐다.
최고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지만 자객들도 만만하지 않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천이라는 무사가 있어 마지막 장벽이 된다.
이런 그의 일상을 옆에서 지켜보고 도와주는 의붓아들이 있다.
재상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와준 것도 이 의붓아들이다.
이런 의붓아들조차도 재상의 눈 밖에 나면 목숨을 부지할 수 없다.
이 미궁 같은 집에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여성이 한 명 있다.
한때는 재상의 첩이었지만 다른 첩의 질투 때문에 혀가 잘린 아홉 번째 첩이다.
그녀는 말은 못하지만 붓으로 재밌는 이야기를 지어 출간한다.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단 두 사람만이 이름으로 나오는데 바로 명과 정이다.
이 둘의 아버지가 재상을 죽이기 직전 자신의 얼굴 피부를 먹은 자객이다.
엄마의 처절한 죽음은 두 남매가 복수의 칼날을 갈게 한다.
오빠 명은 아버지처럼 뛰어난 칼 솜씨를 수련하고 싶지만 능력이 부족하다.
이 부족함은 어느 순간 열등감으로, 비전에 대한 다른 갈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재상의 의붓아들은 미궁의 삶에 대한 관찰자 역할을 한다.
재상의 과거 모습을 아는 자객의 등장은 또 다른 반전 요소가 된다.
자객과 복수, 이야기 속 이야기, 현실적 한계에 의한 좌절감.
많은 짧은 이야기들과 목소리는 머릿속에서 출렁거리며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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