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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계 관리 본부 수사 일지 : 천해 편
신유수 지음 / 네오오리지널스 / 2026년 1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가도 낯설고, 출판사도 낯설다.
현재까지 작가도, 출판사도 첫 출간작인 것 같다.
‘천해 편’이란 부제가 붙은 것을 보면 다음 이야기도 있을 것 같다.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생각하면 시리즈도 좋다.
도입부의 이야기가 대단히 재밌게 다가왔다.
지하철, 영계의 틈새, 다양한 모습의 수호령들, 사라진 언니.
좋은 재료들을 늘어놓고, 흥미로운 세계관도 구축했다.
그런데 전체적인 속도감이 조금 떨어졌다.
개인적으로 가지를 좀더 쳐내고, 이벤트를 더 만들었다면 더 몰입했을 것 같다.
처음 지하철에서 낯선 세계의 모습에 당황하는 사람이 나온다.
이 사람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다른 수호령들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한세영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인간세계와 영계의 틈새에 떨어진 사람들을 다시 자신의 세계로 보내는 존재가 있다.
이들이 근무하는 곳이 바로 영계 관리 본부다.
사람이 틈새로 떨어지면 수호령들이 영계 관리 본부에 연락을 하고, 직원이 온다.
세영이 본 직원이 바로 천해고, 키 크고 잘 생겼고 무표정하다.
천해가 사람들을 인간 세계로 보내는 방식은 거칠다.
이 방식이 거칠게 느껴지는 것은 보는 사람의 시선일 뿐이다.
천해는 세영도 인간 세계로 다시 돌려보내려고 하지만 가지 않는다.
육신을 가진 인간은 단 30분도 영계에서 버틸 수가 없다.
그런데 세영은 이 한계 시간을 뛰어넘었다.
영계 관리 본부의 존재들도 왜 이런 기이한 일이 생겼는지 알지 못한다.
이때부터 세영은 영계의 다양한 곳을 방문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이 영계란 곳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곳에 있는 존재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모든 인간의 탄생과 함께하는 수호령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수호령이 하는 일과 그 한계도 같이 말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한계는 인식의 확장을 방해하고,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된다.
인간의 바람에서 탄생한 영적인 존재들.
수호신이라고 불렸지만 그 능력의 한계 때문에 수호령으로 내려온 존재들.
이 수호령들이 같이하는 존재들을 얼마나 위하고 걱정하는지 잘 보여준다.
기존에 나왔던 수호신이나 수호령이나 수호천사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다.
개인적으로 이 접근방식이 상당히 마음에 들고 흥미롭다.
작가도 여기에 변주를 주면서 이야기의 폭과 깊이를 만든다.
예상 밖의 존재인 세영은 영계의 문제와 엮이면서 점점 사건의 중심과 연결된다.
이 과정에 드러나는 그녀와 언니의 과거, 아픔, 고통 등은 현실적이다.
자신들만 겪는 힘겨움이 아니란 자각, 그럼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고통들.
이 인식과 고통에 매몰되지 않는 서술은 마음에 든다.
영계로 표류하는 인간들이 계속 실종되는 기이한 사건.
아무도 인식하지 못했던 사건을 인식하게 한 것이 바로 세영의 존재다.
약간 느리고 영계 설명으로 가득했던 이야기에 속도가 붙는 것도 이 사건의 인식에서 시작한다.
그렇다고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풀어내야 할 것도 많고, 적응해야 할 일도 많다.
소설을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계속 영상화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생각했다.
그리고 천해는 누가 연기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도.
사건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고 할 때 도움을 주는 것도 역시 세영이다.
하지만 육신의 한계를 가진 세영 때문에 더딘 부분도 있다.
이 더딘 과정 속에 밝혀지는 천해의 기원과 서로에 대한 이해.
까칠하고 냉철한 듯한 천해의 마지막 기원을 보면서 다음 권을 살짝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