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서버
로버트 란자.낸시 크레스 지음, 배효진 옮김 / 리프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천재 과학자와 SF 거장의 합작 소설이다.

관찰자 효과를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어려운 양자 역학을 SF 작가의 필력을 빌려 소설로 형상화했다.

극중에 이 관찰자 효과를 열심히 설명하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읽으면서 학창 시절 힘들게 들었던 철학 수업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유물론의 극단에서 펼쳐지는 이론은 솔직히 나의 이해를 넘어섰다.

어렵지만 얼마 전에 읽었던 양자 컴퓨터 책이 몇몇 단어를 익숙하게 했다.

난해한 이론이고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지만 소설은 잘 읽힌다.

인간의 뇌와 의식을 물 자체와 이렇게 연결한 점은 더 공부할 필요가 있다.


캐로는 신경외과 전문의다.

여동생 엘렌은 마약사범과 결혼해 두 딸, 케일라와 안젤리카를 낳았다.

안젤리카는 장애를 안고 있고, 집은 늘 엉망진창이다.

캐로는 병원 내 성추행 피해를 신고했지만 오히려 자신이 공격을 당한다.

가해자의 명성과 전문적인 기술이, 친구라고 생각했던 동료의 배반이 상황을 그렇게 만들었다.

이런 그녀에게 큰할아버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새뮤얼 왓킨스가 연락을 한다.

여성 혐오주의자의 데모와 병원의 방치로 살 길이 막막하던 시점이다.

자신의 학자금과 동생과 조카를 돌보는데 많은 돈이 필요한 순간이다.

그리고 왓킨스 박사의 신경외과 의사가 사고로 죽으면서 그녀에게 기회가 온다.


왓킨스 박사 일행은 카리브해의 낯선 섬에서 극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와이거트 박사의 관찰자 우선이란 논리를 현실에 적용하려는 중이었다.

양자 역학에서 말하는 분기점을 그들이 개발한 칩을 뇌에 이식해서서 만들려고 한다.

이 칩을 뇌에 삽입해 전극과 연결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분기점을 만든다.

이 분기점이 만들어지면 새로운 우주가 열리면서 다른 삶이 시작한다.

이 놀라운 기술은 그 연구에 참여한 사람마다 다른 의도가 있다.

새뮤얼 왓킨스 박사는 췌장암으로 죽어가는 자신을 다른 우주에서 살아가려고 한다.

와이거트 박사는 죽은 자신의 아내를 다른 우주 속에서 다시 살아가게 하려고 한다.

천재 프로그래머였던 줄리안은 이 기술로 돈을 벌려고 한다.


작가는 단순히 과학 이론만 이야기 속에 욱여넣지 않는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자신들의 욕망과 과학을 엮으면서 이 이론에 점점 다가가게 한다.

의사인 캐로가 자신이 하는 수술과 그 결과물이 단순한 환각이 아님을 확인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보여준 각각의 반응은 동일하지 않다.

누구는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루면서 감격하고, 누구는 우주와의 일체감을 느낀다.

이 장면들이 특수한 장비를 통해 하나의 영상으로 나타나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 영상은 실험자가 어떤 우주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이것이 문제가 생긴 캐로의 여동생을 구원할 하나의 방법이 된다.

이성과 감성의 충돌 속에 사람들이 얼마나 감성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눈길을 끄는 수많은 장면 중에서도 줄리안의 외모 부분은 특히 그렇다.

그의 대단한 외모는 캐로에게 순간적으로 대단히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이 외모에 끌리지 않는 여성은 없을 것 같고, 그의 유혹은 아주 성공적이다.

캐로를 유혹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려는 노력도 하지만 성공하지는 못한다.

캐로의 개인사는 현실적인 문제고, 이 문제는 이 프로젝트에 그녀를 묶이게 한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데이터와 기술력을 훔친 직원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벌어지는 정보의 유출과 예상하지 못한 활용은 현실 과학의 응용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자신의 죽음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무리하게 칩 이식 수술을 강요하는 새뮤얼과 거부하는 캐로.

갈등이 빚어지고, 난해한 과학 이론에 조금씩 적응하면서 상황은 계속 변한다.

전개되는 이야기는 빠르게 읽히고 재밌지만 양자 역학에 이르면 머릿속이 복잡하다.

나에게 기회가 온다면 과연 어떤 우주를 만들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