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 : 환영의 집
유재영 지음 / 반타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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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국 적산가옥을 <힐 하우스의 유령>과 <프랑켄슈타인>과 연결시켰다.

<힐 하우스의 유령>은 읽은 기억이 없고, 내용도 잘 모른다.

물론 나의 저질 기억력을 믿을 수 없다.

<프랑켄슈타인>은 몇 년 전에 읽었고, 너무나도 유명한 캐릭터다.

이 둘을 어떻게 한국의 적산가옥에서 만나게 했을까?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2차대전 당시 일제의 인체 실험을 이용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한일 혼혈 나오를 통해 적산가옥의 과거를 만들었다.

이 과거를 현재와 연결하는 고리로 규호가 선택되었다.

그리고 현재 진짜 이 집의 주인으로 수현이 등장해 과거를 복원하면서 이야기를 완성한다.

그 진행 과정은 담담하지만 조금씩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나오의 엄마는 일제강점기의 불행했던 여성의 한 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운 좋게도 좋은 고모, 좋은 일본인을 만나 일본에서 일본인과 결혼했다.

이 결혼 생활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는데 나오가 의대가 가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나오가 마주한 의대는 인종 차별로 가득했지만 연인도 있었다.

이 연인과의 결혼은 그녀의 반이 조선인이란 이유로 취소된다.

남자 친구의 비겁한 변명과 도망, 그녀의 경성으로 이직.

엄마가 말한 명동성당과 천주교 신자가 된 그녀.

다른 의사의 요청으로 청림의 병원으로 이직한다.

부인과 의사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만 쉽지는 않다.

그러다 만난 남편과 그 남편이 지은 적산가옥.


규호는 교정직 공무원인데 사건에 휘말려 징계를 받는다.

이때 큰아버지가 남긴 적산가옥을 현금과 함께 상속받는다.

이 집을 지키라는 큰아버지의 말, 이때는 그 의미를 몰랐다.

암에 걸린 딸의 병원비도 만만하지 않고, 다른 교소도로 옮기는 것도 필요하다.

이 적산가옥은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아내와 쌍둥이 딸을 데리고 갔는데 모두 만족한다.

이사한 후 이야기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규호는 현재가 아닌 과거를 맡는다.

어린 시절 병에 걸린 엄마 때문에 큰집에서 살아야했던 그 시절의 기억.

자신이 억지로 봉인했던 기억들이 이 집에 살면서 하나씩 떠오른다.


수현은 아픈 딸을 돌보면서 새로운 환경에 조금씩 적응한다.

아이들은 정원 있는 이 집을 좋아하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든다.

어떻게 보면 평범할 수도 있는 일상에 가끔 그녀를 놀라게 하는 일들이 생긴다.

이 일들은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금방 사라지지만 김장감을 고조하기 충분하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그녀가 가끔 읽는 책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이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보게 되는 장면들.

그리고 아이들이 찾은 물건을 통해 책상 속 비밀서랍을 발견한다.

나오가 남긴 일기와 기록, 가장 섬뜩한 나오의 전 남친이 보낸 편지들.

나오의 이야기 속에도 나오지만 일제의 인체 실험에 대한 기록들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드러나는 과거의 비밀들.

묻어두고 숨겨두었던 비밀들이 드러나면서 스산한 기운이 주변을 감돈다.

일제강점기 시절 여성들이 어떤 존재였는지 직접적인 서술은 피한다.

하지만 갑자기 잡혀 사라진 여성들과 매매조혼은 위안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환영들과 놀고 있는 두 딸, 암으로 고생하는 딸, 위급했던 순간들.

늘 함께 있으면서 느끼는 감정도 간결하게 표현한다.

이 간결함과 생략은 어느 순간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폭발한다.

선입견 속에서 생각했던 존재가 다른 존재로 바뀌고, 묻어둔 추악함은 현실에 드러난다.

노골적이거나 직접적인 묘사와 설명을 생략했지만 이미 머릿속에서 그 장면들이 재현된다.

가독성이 뛰어나고, 서늘한 공포와 비극은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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